[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문화계 미투 운동이 배우 조민기로 인해 연예계로 시작될 조짐이다.

조민기는 지난 20일 성추문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실명을 내걸고 교수 그리고 배우 조민기 때문에 겪은 성적 수치심과 성추행 등을 상세히 공개해 파문이 예상된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인 송하늘씨는 20일 밤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로X포럼’에 실명 계정으로 글을 올렸다. 재학시절 자신이 당한 성추행과 함께 교내에서 교수 조민기에 대한 분위기를 상세히 적어 더욱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송하늘씨는 본격적인 증언을 하게된 계기에 대해서도 분명히 했다.

그는 “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면서 “저는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며 직접 나서게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사건은 2013년 부터 거슬러 올라갔다.

송씨는 “2013년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학과 내에서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뒤 조민기를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민기가 자신의 오피스텔에 불러 성추행을 했고, 모욕적인 말로 수치심을 느끼게 한 일화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한번은 친구와 저 단 둘이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시고는 자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희 둘을 억지로 침대에 눕게 했고, 저항하려 했지만 힘이 너무 강해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침대에 눕혀진 저의 배 위에 올라타서 ‘이거 비싼거야’라며 제 얼굴에 로션을 발랐다”고 말했다. 덧붙여 “(중략)팔을 쓰다듬기도 하고 돌아누워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옆구리에 손을 걸치기도 했다”면서 “그럴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밤새 뜬 눈으로 조민기 교수가 잠들기만을 기다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남자친구 함께 조민기가 오피스텔로 불러 입에 담지 못할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것도 공개했다.

송씨는 또 “남자친구와 함께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로 불려갔다. 남자친구는 술이 약해 그 자리에서 먼저 잠이 들었다. 이어 조민기 교수는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이랑 섹스 어떻게 하냐” 등 성적인 질문들을 농담이라는 식으로 쏟아냈다. 또 저를 침대 곁으로 부르더니 홱 가슴을 만졌다. ‘생각보다 작다’며 웃어 넘기려 했고, 수치스럽고 불쾌하고 창피해서 어지럽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후 조민기는 다음날 학교에서 마주쳤을 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신을 대해 더욱 참담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했다.

또 몇몇 학생들의 증언에서 나온 노래방 및 공연 연습장에서의 일화도 공개됐다.

그는 “2014년 1학기 노래방으로 팀 회식을 얘기하겠다”며 “여학생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 춤을 추게했고, 자연스럽게 가슴을 만지는 등의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한 여학생을 벽으로 밀어놓고 후배위 자세를 취한 채 리듬을 타기도 했다. 겨우 노래방을 빠져나와 인사를 하던 중 저에게 다가와 얼굴을 붙잡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엇지만 아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송하늘씨는 성추행 외에도 상담을 했지만, 질책뿐이었다는 말도 털어놔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는 “교내에서 조 교수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소위 질투를 받을만한 일이었고, 유난히 조교수에게 자주 불려갔던 여학생들은 꽃뱀 취급까지 받아야했다”면서 “저와 다른 피해자들은 소문이 잘 못 날 게 두려워서 입을 다물어야 했다. 내 탓이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 어리고, 빽도 없고, 우유부단하기까지 한 내가 잘못이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던 자신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꿈을 키우고 실력을 갈고 닦을 터전이 되어야 할 학교에서 교수가 제자에게 가한 이 성폭력은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잘못”이라면서 “학교는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을 더러운 욕망을 채우는 데 이용하는 괴물이 발도 붙일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며 용기있게 나선 이유에 대해 더욱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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