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1회말 3실점 팻딘
KIA 선발투수 팻딘이 4월 1일 2018KBO리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시즌 3차전 투구후 궤적을 살피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단 한 경기로 속단하기 이르지만 변화가 감지된다. 과감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불펜 운영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외국인 투수 팻 딘(29)을 불펜으로 보내 경기 중반 이후 승부수를 던지려는 KIA 얘기다.

올해 KIA는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통합우승 이후 시즌 전략을 잘못 짠 것으로 보인다. 마운드에서는 20승 투수 두 명, 타선에서는 최형우를 필두로 한 베테랑들의 활약이 우승 동력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올해도 같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가령 ‘캡틴’ 김주찬을 예로들면, KIA에 입단한 2013년부터 5년간 평균 99경기에 출전해 12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30경기에서 타율 0.346를 포함해 23홈런 101타점 97득점이 프로 15년 중 최고점이었다. 적어도 45경기 가량 김주찬을 대체할 선수를 미리 준비해야 했다. 이범호와 나지완 등도 마찬가지다. 베테랑이 많은 팀은 통산 성적과 나이, 개개인의 모멘텀 등을 고려해 시즌 구상을 새롭게 하지 않으면 돌발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포토]9회말 4점차 리드에서 등판하는 윤석민
KIA 불펜 윤석민이 24일 KIA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말 마지막경기 9회말 4점차 리드에서 등판해 이닝을 마무리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원-투펀치가 30승을 합작한다고 가정해도 지난해 성적에 10승이 모자란다. 양현종과 헥터를 제외하면 믿고 맡길만 한 선발투수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펜 등 다른 곳에서 부족한 승 수를 채울 준비가 필요하다. KIA 김기태 감독이 지난 5월붜 팻 딘의 불펜전환, 이른바 ‘불펜데이’ 등을 코칭스태프에게 지속적으로 건의한 배경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반기를 5연패로 마쳐 디펜딩챔피언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잃은 KIA가 후반기 첫 날부터 좀처럼 보기 힘든 불펜 운용으로 연패를 끊어냈다. 이유야 어찌됐든 재활과 육성군에서 절치부심한 임창용이 특유의 ‘꿈틀 투’를 예리하게 가다듬어 등장했다. 마무리 보직을 맡은 윤석민도 볼 끝에 힘이 붙기 시작해 일단은 안정감을 보였다. 여기에 딘이 불펜에 가세해 임기준 김윤동과 함께 지키는 야구를 할 기반을 만들었다. 특히 딘은 4, 5회 위기 때 구원등판해 경기 중반 흐름을 걸어잠글 능력이 있어 선발로 나설 때보다 훨씬 효과적인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6회까지만 대등한 경기를 하면 타자들이 반격할 힘이 있다.

[포토] 역투하는 임창용
2018 프로야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 투수 임창용이 9회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불펜이 탄탄하면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던 선발진의 어깨도 가벼워 진다. 5회까지 최소실점으로 막자는 마음으로 1회부터 전력투구 할 기반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후반기 시작부터 새로운 색깔을 내기 시작한 KIA가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중반 이후에 눈길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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