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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문영일 프로듀서의 폭행·폭언을 은폐하거나 감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회사 직원이 폭행·폭언을 한데 대해 관리적·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져야 한다. 소속사에 손해 배상 등 민사 소송을 한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김창환 회장이나 내가 폭행 등 가혹행위를 방조·교사했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밴드 더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승현 형제 측이 팀을 전담한 문영일 담당프로듀서의 폭행·폭언을 폭로하고,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이정현 대표의 폭행 방조·교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입을 열었다.

회사의 마케팅·경영을 관리하는 이 대표는 2017년 6월 13일 멤버 이승현이 미디어라인 5층 스튜디오에서 문PD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당일에는 인지하지 못했다. 이전엔 문PD가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한 사실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이 대표는 21일 전화통화에서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문PD는 더 이스트라이트의 음악 감독 겸 매니저 역할까지 했다. 바쁘면 직접 운전을 하기도 했다. 회사 사무실은 건물 3층인데, 팀이 주로 머무는 공간은 5층이라 이전에는 폭행·폭언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승현의 폭행 다음날에도 이상한 분위기는 없었다. 이 대표는 “6월 13일 이승현의 아버지가 대전에서 올라왔다. 이승현을 폭행한 문PD와 이야기를 나눈 뒤 포옹을 하고 갔다는 말을 듣고 처음엔 그렇게 맞은 줄 몰랐다”며 “2~3일 뒤 아버지가 나를 찾아오셨다. 생각해보니 너무 화가 난다며 폭행 당한 뒤의 사진 등을 보여주셨다. 이전에도 이런 심한 체벌이 있다고 하셨다. 아버지와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문PD를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아마 아버지와 나눈 문자 메시지도 남아있을 것이다. 나는 정말 해고를 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환 회장과 이승현의 아버지, 이 대표가 만나 문PD의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를 했다. 당장 문PD를 해고하면 다음달 발매 예정인 첫 미니앨범 발매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었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도 문PD의 복귀를 바랐다. 이승현의 아버지는 문PD의 거취 문제를 김 회장에게 일임했다. 재발방지도 약속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2달여 뒤 또다시 문제가 한차례 발생했다. 김 회장이 미국으로 2~3주간 휴가를 간 사이 문PD가 멤버 전원을 엎드려뻗쳐 시키고 폭언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이승현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뒤 문PD를 업무 일선에서 우선배제시켰다. 이 대표는 당시를 돌아보며 “폭행은 아니지만 그 정도 체벌과 폭언도 내겐 용납이 안됐다”고 했다. 이후 김 회장이 미국에서 돌아온 뒤 김 회장이 이승현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뒤, 문PD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문PD를 감쌀 생각은 전혀 없다. 잘못한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해 당연히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회사 관리자 입장에서 도의적, 관리적 책임을 당연히 느낀다”고 말했다. 이후 이승현의 아버지는 문PD와 수시로 문자메시지, 전화통화를 주고 받았고, 아버지가 문PD를 때로는 혼 내며 관리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미디어라인 측은 문PD를 해임시킬 몇차례 기회를 놓쳤다. 지난 1월에는 공연 준비 소홀 등의 문제로 김 회장이 문PD를 해고할 뜻을 굳혔다. 이후 다른 프로듀서와 접촉하기도 했지만 더 이스트라이트에 맞는 프로듀서를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문PD를 복귀시켰다고 이 대표는 되돌아봤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대부분도 문PD의 복귀에 동의했다.

지난 4일 멤버 이승현이 김창환 회장에게 폭언을 한 뒤 퇴출을 결정한데 대해 이 대표는 “승현이 아버지도 승현이가 어떤지 잘 안다. 2017년 6월 폭행 사건 이전에도 승현이가 문제를 일으키면 수습하기 위해 온 적이 많다. 당연히 체벌은 결코 이뤄지면 안되지만 아버지가 오죽하면 ‘아들을 체벌해서라도 똑바로 가르쳐 달라’고까지 했다더라. 승현이는 화가 나면 행동이 거칠어지거나 돌발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 회사 직원, 스태프에게 하는 행동과 말에 문제가 있었는데 급기야 회장님한테까지 대들었다는 말을 듣고 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승현의 퇴출을 유보하고 각종 행사엔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다고 밝힌 뒤 숙려 기간을 가졌다. 김창환 회장이 이승현의 형 이석철을 불러 4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것도 이 과정에서 일어났다. 4시간 동안 대화 중 몇초 동안 멘트를 편집한 내용이 각종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김창환 회장이 폭언을 하거나 폭행을 교사·방조할 만한 사람인지 묻자 이 대표는 “그럴 분이 절대 아니다. 김 회장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고, 소속 아티스트를 가족처럼 아낀다. 다른 대형 기획사와 달리 통제 보다는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면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대표다. 소속 아티스트를 나무라거나 훈계할 때 폭언과 욕설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장난스럽게 거친 표현을 쓸 순 있어도 상대의 인격을 모독하는 분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것을 떠나 아닌 것은 아니라고 정확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미디어라인은 주식회사다. 아닌 것을 아닌 것이라고 대응을 못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더 이스트라이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