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주홍
한화 박주홍이 15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미야자키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미야자키=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화는 올시즌 기적같은 도약에 성공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젊은 선수들이 단기전의 경험을 쌓았는데 좌완투수 박주홍(19)도 그 중 한명이다. 포스트시즌에 깜짝 선발로도 등판한 박주홍은 내년 시즌을 위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포부는 그 어떤 선배 못지않게 컸다.

박주홍은 2018 2차 2라운드 14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광주제일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뛰어든 고졸 신인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좌완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박주홍의 활용도를 높였다. 시즌 초반 5월까지 20경기에 등판하며 박주홍은 많은 경험을 쌓았다. 갈수록 힘이 떨어지며 한계를 느끼고 2군에 내려갔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가다듬는 계기도 됐다. 박주홍은 “볼넷이 많았다.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시즌 때 직구, 슬라이더, 커브만 던졌다. 그래도 체인지업을 더해 구종을 늘린 효과를 점점 봤다”고 말했다.

[포토] 박주홍 \'병살로 처리했어\'
2018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박주홍이 2회말 1사1루 상대 김민성을 병살로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10. 23.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올시즌 2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방어율 8.68을 기록한 박주홍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엔트리에 포함됐다. 지난달 23일 넥센과의 준PO 4차전에는 깜짝 선발등판했다. 아무도 예상못한 깜짝 카드였다. 박주홍은 “준PO 엔트리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선발등판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얼떨떨하고 기분이 좋았다. 걱정은 됐지만 기분이 좋은 게 먼저였다. 큰 경기, 중요한 경기에 감독님이 내게 선발기회를 주셨다는 게 가장 기뻤다”며 웃었다. 박주홍은 준PO 4차전에서 3.2이닝 3실점 2자책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호평을 받았다. 그는 “경기를 하기 전부터 자신은 있었다. 체인지업이 좀 안 들어갔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제구가 잘됐다. 프로에 와서 직구의 회전수가 많아졌고, 변화구의 각도 더 좋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당했던 박주홍에게도 큰 산은 있었다.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인 넥센 박병호는 박주홍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박주홍은 “프로에 들어와서 상대하고 싶었던 선배였다. 박병호 선배 타석이 되니 긴장이 되더라. 첫 타석에 사구로 출루를 허용했는데 긴장한 탓”이라면서 “내년 시즌에도 1군에 있으면 박병호 선배와 다시 만날 수도 있을텐데 그 때는 긴장하지 않을 듯 하다. 한번 상대해봤으니 자신있게 공을 던질 수 있을 듯 하다”며 당찬 도전장을 던졌다. 마무리 캠프에서 박주홍을 눈여겨보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도 “(박)주홍이는 공도 좋지만 배짱이 두둑하다. 내년 선발진 후보 중 한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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