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NO-146 SEOK (SYDNEY)
정성숙이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시드니 | 올림픽특별취재반>

[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조재범 사태’로 사면초가에 빠진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3명의 주요 포스트 인사를 확정했다.

여자 유도 레전드 출신의 정성숙(47)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가 선수부촌장에 선임됐고

<스포츠서울 2018년 12월 19일자 1면 참고>

, 체육회 내부 안정과 조직 장악을 위해 가장 중요한 보직인 사무부총장은 박철근(54) 국제본부장이 중책을 떠맡았다. 이 밖에 국가대표 훈련관리관에는 박금덕(38) 세팍타크로 여자대표팀 코치가 뽑혔다.체육회는 사무총장과 선수촌장 인사의 경우 불붙은 ‘체육계 미투’로 인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해 엄정한 검증작업을 거쳐 오는 30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 22차 이사회에 앞서 ‘조재범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당초 이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체육회 내 6개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체육에 대한 국민 여론 악화로 인사발표를 전면 연기했다.

공석이 된 6개 보직 중 3개 자리는 이미 인사를 결정하고 내부결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심석희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급부상한 여성 경기인에 대한 인권 문제는 선수부촌장과 국가대표 훈련관리관 선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두 자리 모두 이례적으로 여성 경기인 출신으로 채워졌다.

정성숙 신임 선수부촌장은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한국 여자 유도의 레전드다. 1996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정 부촌장은 1996애틀랜타올림픽과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유도 63㎏급에서 잇따라 동메달을 따낸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대한유도회,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체육행정 경험을 쌓았다.

이 회장이 통합체육회장 당선이후 위인설관격으로 만든 국가대표 훈련관리관은 폐지하는 게 맞다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최근 터진 다수의 선수촌내 성폭력 추문으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여성 선수들의 인권을 강화한다는 명분이 더해져 이 자리에 박금덕 세팍타크로 여자대표팀 코치가 뽑혔다. 박 코치는 체육계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외부 개방직 응모에 나서 국가대표 훈련관리관에 뽑혔다. 그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더블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셧다웃된 체육회 내부 조직을 장악해야 하는 사무부총장에는 박철근(54) 국제본부장이 선임됐다. 지난 1991년 대한체육회 공채 4기로 입사한 박 신임 부총장은 그동안 체육회 대회운영부 경기과를 시작으로 국제경기팀, 기획조정실을 거쳐 2014년부터 국제본부장을 맡아왔다.

세 명의 인사가 체육회 인사추천위원회의 객관적이고도 엄정한 면접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이번 인사가 체육계 전반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특히 유도인 출신의 정 부촌장의 선임에는 말들이 많다. 능력과 경험은 부촌장 자리에 차고도 넘치지만 지난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이기흥 회장의 종교적 편향성과 최근 터진 유도 신유용 선수의 성폭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 부촌장은 이 회장이 만든 ‘체육인불자회’의 멤버이며 신 선수 성폭행 사건(2011~15년) 당시 대한유도회 이사(2009~2016년)였기 때문이다.

jhkoh@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