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가 올시즌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96승67패)을 기록한 밀워키 브루어스를 4승3패로 제치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에 진출했다. 밀워키전에서 2경기 연속 부진했던 류현진도 WS 무대를 밟게 됐다.

다저스는 1977, 1978년 이후 40년 만에 2년 연속 WS에 진출하는 감격을 맛봤다. 당시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대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맞붙어 나란히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 맞붙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올해 1946년 104승을 넘어 팀 최다인 108승을 작성하며 5년 만에 WS에 진출했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4승2패로 보스턴의 우세를 점쳤다. 다저스에게는 40년 만의 감격이 아픈 되풀이로 이어질지 1988년 이후 30년 만의 우승 탈환의 새 역사로 기록될지 여부가 걸려 있다. 다저스는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4패로 졌다. 보스턴과 LA의 WS 대결은 1916년 이후 102년 만이다. 당시는 브루클린 로빈스였다.

MLB에서 WS를 2연패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난해보다 마운드 전력이 한층 보강된 휴스턴도 보스턴에 막혀 타이틀 수성에 실패했다. 마지막 WS 2연패 팀은 명문 뉴욕 양키스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진출했고 3연패를 달성했다. 2001년 양키스 이후 2년 연속 WS에 진출한 팀은 올해 다저스를 포함해 4팀이다. 2008~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2010~2011년 텍사스 레인저스, 2014~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이다. 그 중 텍사스는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필라델피아는 2008년, 캔자스시티는 2015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WS 에서 격돌하는 보스턴 알렉스 코라(43)와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46) 감독은 2002~2004년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둘은 현역 시절 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반지를 꼈다. 외야수 로버츠는 2004년, 내야수 코라는 2007년이다. 코라는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코치로 활동하면서 월드시리즈 반지를 추가했다. 루키 감독으로는 역대 6번째로 WS에 진출했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봅 브렌리(현재 시카고 컵스 해설) 이후 17년 만에 WS 무대에 오른 루키 감독이다.

로버츠는 우승을 안겨준 팀과 적으로 만나게 됐다. 보스턴은 2004년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로버츠의 도루를 계기로 3패 뒤에 내리 4승을 따내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MLB 포스트시즌 사상 3패 후 4승은 보스턴이 유일하다. 기세를 몰아 WS 에서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으로 누르고 86년 동안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다.

이번 다저스와 보스턴의 WS는 방송사에서 학수고대했던 카드다. 동부와 서부 전통의 팀이 대결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시장도 큰 터라 열기의 차원이 다르다. 야구는 프랜차이즈에 따라 시청률 차이가 크다. 2008년 필라델피아-탬파베이의 대결은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통산 WS에서 6차례 이상 우승한 팀의 대결은 2013년 보스턴-세인트루이스 이후 처음이다. 다저스는 통산 6회, 보스턴은 8회 우승을 맛봤다. 1964년 세인트루이스-뉴욕 양키스의 WS도 6회 이상 우승 팀의 대결이었고 올해가 역대 3번째다.

정규시즌에서 보스턴은 108승54패, LA는 92승71패를 거뒀다. 두 팀의 승수 차는 16승이다. WS에서 15승 이상 차이가 난 팀들의 대결은 7차례 있었다. 전적은 상위 팀이 6승1패로 압도적이었다. 190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93승58패)가 라이벌 시카고 컵스(111승36패)를 꺾은 게 유일한 이변이다.

류현진은 한국인 사상 처음 WS 무대에서 선발로 나설 참이다. 승수를 떠나 5이닝 이상 투구는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하는 것이다. 밀워키전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4.1이닝, 3이닝 투구로 실망을 안겼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밀워키는 다른 팀이었다. 보스턴은 이들보다 공격력이 더 강하다. WS 무대가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선발이 될 수도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