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정다워 기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두 가지 이슈에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황선홍 감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실패에 관해 이야기하고 사과했다.

한국은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하며 4강에 오르지 못했다. 1~3위는 본선 직행하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2024 파리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대회에서 조기 탈락했다. 그렇게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한국 축구의 ‘흑역사’로 기억될 만한 사건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황 감독은 “죄송하다. 결과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나에게 있다”라며 “책임을 통감한다. 죄송하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은 앞으로 성장해야 한다. 어려운 가운데 최선을 다했다. 선수에 관해서는 비난보다 격려를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라며 대회 실패의 책임은 오직 자신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 감독은 지난 3월 A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한 게 이번 대회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 관해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그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본다. 결과에 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구구절절 이야기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 마음이 무겁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

실패에 사과하면서도 황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쉽게 봤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조별리그 1~2차전서 3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이영준(김천 상무)을 인도네시아전 선발 라인업에서 뺀 결정에 관해 “우리가 그렇게 쉽게 결정하지 않는다. 밤새워 논의하고 결정한다. 존중받아야 한다”라며 “이영준은 스포츠 탈장 증상이 있다. 60분 이상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본전에서도 쉬었다. 전반, 후반 투입을 놓고 판단해야 하는데 후자를 선택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라며 방심했다는 지적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실제로 부상 이슈가 있었다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선택이다.

대회 기간 황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 부임을 위해 면접을 봤다는 보도가 나왔다. 황 감독은 격양된 목소리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내가 그렇게 비겁하지 않다. 나는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음을 생각하고 뒤에서 작업하고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그건 분명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신중한 황 감독의 태도를 고려하면, 쉽게 보기 어려운 수위의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황 감독은 “내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많이 지쳐 있다. 쉬고 싶다”라고 향후 거취에 관해 이야기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