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뒤통수’를 친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40)가 궁지에 몰렸다. 끝이 아니다. 부모까지 덩달아 ‘죄인’이 됐다. 자기 집도 당당히 들어가지 못한다.

일본 데일리신쵸는 19일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스캔들로 부모님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아버지 미즈하라 히데마사 씨는 LA 교외의 일식 선술집에서 요리사로 일했으나 아들의 사건 이후 출근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살고 있는 집은 30년 이상 거주했다. 집이 하루 종일 고요하다. 이사간 것으로 생각할 정도다. 그러나 인근 주민이 미즈하라의 부모가 현관이 아니라 뒤쪽 차고의 셔터를 열고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미즈하라는 불법도박에 빠졌다. 2021년부터 손을 댔다. 2024년 1월까지 계속됐다. 1만9000회다. 하루 평균 25번 베팅했다. 베팅액은 10달러(약 1만3800원)부터 16만달러(약 2억2000만원)까지 된다. 평균 1만2800달러(약 1760만원)다.

그것만으로도 문제인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또 했다.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댔다. 아예 자기 것처럼 썼다. 무려 1600만달러(약 220억원)를 빼돌렸다.

치밀했다. 2018년 애리조나의 한 은행 지점에 오티나와 함께 방문해 계좌를 개설했다. 급여 통장으로 썼다. 오타니는 미즈하라를 믿었다. 3년 동안 한 번도 로그인 하지 않았다.

오타니의 에이전시(CAA)에 속한 재무관리담당이 있지만, 이 계좌는 ‘오타니가 원하지 않는다’며 접근을 차단했다. 자신이 관리했다. 은행에 전화를 걸어 오타니 행세를 하면서 송금을 승인하도록 했다. 거래 알림도 자신에게 오도록 설정했다.

모든 사실이 들통났고,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연방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유죄를 인정했고, 은행사기혐의로 기소됐다.

오타니에게 “네가 갚아준 걸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알리지면서 비난이 더 거세졌다. 일단 보석금 2만5000달러(약 3446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아들의 잘못된 행동에 부모까지 은둔하고 있다. 일자리까지 잃었고, 집에 드나들 때도 뒷문을 쓴다. 가혹한 상황이다.

미즈하라의 처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일본의 무라오 다쿠야 변호사는 “연방법의 은행사기죄는 금고 30년 이하 혹은 100만 달러 이하의 벌금이다. 사법거래를 한다면 법원이 양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 출신 존 커비 변호사는 “1만달러 이상 은행사기는 가중 처벌 받는다. 1600만달러라면 금고 51~63월이다. 검찰이 형량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면 78~97월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최소 4년에 최대 8년이라는 의미다.

이어 “미국 시민권이 없다면 국외 퇴거 대상이 된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4년에서 8년을 복역한 후 일본으로 추방이다.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 오타니 팬들이 전국에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제나 도박의 끝은 파멸이다. 남의 것에 손까지 댔으니 일이 크다. 징역이 유력해 보인다. 자신만 힘들면 또 모를까, 부모님까지 죄인으로 살고 있다. 그렇게 미즈하라가 다시 없을 불효자가 되고 말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