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긴장 안 된다.”

삼성 2024년 1라운드 육선엽(19)이 마침내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삼성은 신인들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고 올리는 방침이 기본이다. 그런데 5월에 등록했다. 그만큼 좋았다는 의미다. 육선엽도 자신감이 넘친다.

박진만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두산전에 앞서 “육선엽은 아무래도 첫 등판이니까 심리적으로 편할 때 올릴 계획이다. 롱릴리프로 쓰기 위해 올렸다. 선발 이호성이 어떻게 던지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장점을 물었다. “타점이 높다.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 퓨처스에서 계속 좋은 평가가 나왔다. 이제 1군에 처음 등록됐다. 자기 공을 던지는지 봐야 한다. 마운드 올라가면 돌변한다고 하더라.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육선엽도 만났다. “퓨처스에서 데뷔전 등판할 때가 가장 떨렸다. 지금은 긴장되지 않는다. 재미있을 것 같다. 출근할 때도 웃으면서 왔다. 어제는 등록이 안 된 상태였다. 오늘은 등판이 정해졌다. 그래도 마음이 편하더라”며 웃음을 보였다. 당찬 미소다.

육선엽은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됐다. 장충고 시절 에이스 소리를 들었다. 삼성은 지명 당시 “가장 잠재력이 큰 선수”라며 높이 평가했다.

바로 1군에 올리지 않았다. 지난해 1라운드 이호성도 퓨처스에서 담금질 시간을 보냈다. 9월이 되어서야 1군에 불렀다. 육선엽도 퓨처스에서 시작했다. 4경기에서 18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5선발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육선엽도 후보다. 일단 시작은 중간이다. 롱릴리프로서 길게 던지는 역할을 맡는다. 궁극적으로 선발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육선엽은 “퓨처스에서 내 속구를 살리면서 좀 더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자 했다. 변화구 완성도, 주자 묶는 능력도 필요하다. 선발투수가 필요한 것을 신경 써서 연습했다. 변화구는 원래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커터로 바꿨다. 스플리터와 커브를 구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정민태 코치님께서 강조하신 부분이 있다. 어린 투수니까 자신 있게, 당차게 던지라고 하셨다. 그냥 안타 맞는다는 생각으로 가운데 계속 던질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아직 완성된 투수는 당연히 아니다. 좋아질 여지가 많은 투수다. “제구가 들쑥날쑥하다. 퓨처스에서 많이 가다듬었다. 전체적으로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으로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부분이 또 있다. 등번호다. 데이비드 뷰캐넌이 달았던 4번을 쓴다. “4번에 꽂혔다. 높은 번호도 있었는데, 임팩트가 없을 것 같더라. 4번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침 뷰캐넌 선수 번호였다. ‘내가 가져가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