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범바오’ 김범석(20·LG)이 뜨겁다. ‘미친 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신인왕 판도를 뒤흔든다. 이미 ‘춘추전국’인데 더 혼돈으로 향한다.

김범석은 1일까지 13경기에서 타율 0.366, 3홈런 14타점, 출루율 0.435, 장타율 0.634, OPS 1.069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14일부터 경기에 나섰다. 무안타 경기는 딱 두 경기다.

지난달 21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그랜드슬램을 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서는 3안타를 날렸다. 지난달 27일 KIA전에서 시즌 2호 대포도 날렸다.

1일 NC전에서는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6회 1사 1루에서 카스타노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타구가 나왔다. 덕분에 LG도 10-1 대승을 거뒀다.

스프링캠프 시기엔 현재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캠프 출국장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체중 관리가 전혀 안 된 상태로 나타났다. 캠프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조기에 귀국했다.

염경엽 감독이 격노했다. 포지션이 포수이기에 체중 관리는 필수다. 자연히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지난달 12일 1군에 올라왔다. 염 감독은 “진짜 열심히 하겠다더라. 믿어보기로 했다”며 웃었다.

이제는 ‘안 올렸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말이 나온다. 방망이 실력은 타고났다. 정확도는 기본이고, 밀어서 넘길 힘도 있다. 고졸 2년 차의 타격이 아니라는 평가. LG의 활력소다.

신인왕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데뷔했으나 1군 29타석에 그쳤다. 30타석이 기준이다. 올해 자격 요건이 된다.

2024년 신인왕 판도는 오리무중이다. 두산 김택연, 한화 황준서, 롯데 전미르 등 고졸 신인이 일단 강세다. 김택연은 시즌 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불렸다. 황준서는 데뷔 시즌 선발로 돌고 있다. 전미르는 롯데 핵심 불펜으로 올라섰다.

‘중고 신인’도 있다. SSG 조병현은 4년차 시즌인 올해 완전히 달라졌다. 추격조로 시작해 당당히 필승조로 올라섰다. 구위는 신인왕 후보 중 톱이다.

삼성 이호성도 5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1일 두산전 5.2이닝 2실점(1자책)으로 도장을 찍었다. KIA 2년차 곽도규도 KIA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다.

상대적으로 투수가 득세했다. 타자 쪽은 후보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범석이 강렬하게 등장했다. 투수들이 조금씩 부침이 있는 상황. 현재 김범석은 상승일로다.

김범석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신인왕 타이틀도 충분히 품을 수 있다. 2018년 강백호 이후 6년 만에 ‘야수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다.

물론 아직 알 수 없다. 팀당 100경기 이상 남았다. 시즌이 끝난 후 볼 일이다. 삼성 2024년 1라운더 육선엽도 1일 잠실 두산전에서 1군에 데뷔했다.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즌이다. 김범석이 더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