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 새 사령탑이 정해졌다. 주인공은 아시아 사정에 밝은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쿠(56) 클루지 감독이다.

전북 사정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은 페트레스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한국시간으로 30일 계약서에 사인했고, 취업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고용추천서를 발급받아 출입국관리소를 거치는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아시아 축구를 잘 아는 수준급의 지도자다. 루마니아 레전드 선수로 A매치 95경기에 출전하기도 한 그는 지도자로 변신한 2002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일했다. 루마니아를 비롯해 폴란드, 러시아, 터키 클럽을 이끌었고, 카타르(알 아라비), 중국(장쑤 수닝, 구이저우), 아랍에미리트(알 나스르) 등 아시아 리그에서도 폭넓게 활동했다. 현재는 루마니아 최강팀인 클루지를 지휘하고 있다.

전북은 올여름부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만큼 아시아 경험이 풍부한 페트레스쿠 감독과 함께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달 초 김상식 전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 전북은 ‘빅네임’을 최우선으로 여러 지도자를 물색했다. 짧지 않은 탐색 기간을 거친 후 유럽 축구에서 인지도가 높은 지도자를 1순위로 올려놓고 협상에 나섰지만 개인 사정으로 무산됐다. 2순위로 테이블에 앉은 페트레스쿠 감독과는 비교적 원만하게 협상이 진행됐다. 개인 연봉이나 계약 기간 등에서 적절한 조율이 이뤄졌다. 페트레스쿠 감독과 클루지의 계약이 1년 남아 있었지만 이 문제도 결국 해결했다.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가 협상을 진두지휘한 가운데 로베르토 디 마테오 테크니컬 어드바이저가 페트레스쿠 감독과의 대화를 도왔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인 첼시에서 동료로 함께 뛰었다.

박 디렉터는 페트레스쿠 감독과 비슷한 시기에 입국해 새 사령탑의 K리그 및 전북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만큼 박 디렉터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디 마테오 어드바이저도 여름께 전주로 들어와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A매치 휴식기부터 전북을 이끌 전망이다. 전북은 일단 김두현 감독대행에게 다음달 11일 강원FC전까지 팀을 이끌어 달라고 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두 명의 코치를 대동할 예정이다. 기존 코치진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북 관계자는 “일단 감독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새 감독, 디렉터와 논의한 후 현재 팀 내에 있는 국내 코치진과 함께 갈지, 아니면 새로운 코치진을 선임할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전북은 올시즌 대위기에 몰려 있다. 15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파이널B에 해당하는 7위에 머물고 있다. 선두 울산 현대와의 승점 차는 이미 20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우승 싸움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상위권 도약이 시급하다. K리그1 타이틀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FA컵을 통해 반전을 노려야 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