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1순위’ 감독 영입은 성공할 것인가.
축구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제시 마쉬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을 새 사령탑 1순위 후보로 선정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마쉬 감독은 미국 출신 지도자로 독일, 잉글랜드 무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9~2021년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RB라이프치히(독일)를 거쳐 202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즈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다. 잘츠부르크 시절 대표팀 핵심 공격 자원인 황희찬(울버햄턴)을 지도한 감독으로 국내엔 잘 알려져 있다.
마쉬 감독은 현대 축구에 적합한 빠른 템포 축구, 강한 압박 등을 강조한다. 전임 사령탑과 다르게 전술적인 면에서 나름의 철학이 있다. 여기에 카리스마까지 겸비해 적절한 후보로 평가받는다. 황희찬도 마쉬 감독 선임을 환영하는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대표팀 감독 경험이 없는 게 단점인데,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미국을 이끈 밥 브래들리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일하며 16강 진출에 힘을 보탠 적이 있다.
관건은 협상이다. 금전이 최대 이슈로 떠오른다. 영국 언론 ‘더 선’ 보도에 따르면 마쉬 감독은 리즈 시절 350만 파운드(약 60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협회가 준비할 대표팀 감독의 연봉은 최대 200만 유로(약 29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마쉬 감독이 리즈에서 받은 연봉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마쉬 감독이 대폭 줄어드는 연봉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
마쉬 감독 선임에 실패할 경우 협회는 다른 후보인 세뇰 귀네슈 전 튀르키예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 브루누 라즈 전 울버햄턴 감독 등과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마쉬 감독과 비교하면 나머지 후보군의 무게감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귀네슈 감독은 과거 K리그 FC서울을 지도하는 등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도자 커리어에 빅리그를 경험하지 않으면서 현대 축구 흐름과 거리가 있다는 단점이 따른다. 카사스 감독은 한국과 비교해서 선수 규모나 지원 수준이 떨어지는 이라크를 지휘하고 있다. 라즈 감독은 코치로도 대표팀을 이끈 적이 아예 없다. 대표팀 생태계를 모른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따른다.
그래서 아쉬운 게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대표팀 감독과 제대로 협상하지 못한 점이다. 협회는 르나르 감독을 최종 후보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에서는 협회가 르나르 감독과 대면한 게 아니라 화상으로만 만난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너무 쉽게 르나르 감독 카드를 접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오히려 다른 후보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다.
르나르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가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는 등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대표팀 내 기강을 잡을 캐릭터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르나르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현재 이집트 대표팀과 연결돼 있지만 여전히 한국행에 미련을 품는 것으로 알려졌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