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드러 누워 방어하는 맷 달튼
18일 강릉하키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하키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팀 골리 맷 달튼이 수비를 하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포토] 실점 위기 막아내는 단일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12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렸다. 골리 신소정이 슛을 막아내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송치영의눈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한국 아이스하키가 평창 올림픽 일정의 후반부를 맞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4경기를 벌인 가운데 20일 스웨덴전이 마지막이다. 남자대표팀은 20일 핀란드에 패하면 여정이 끝나고 핀란드를 누르면 더 좋은 목표를 이룰 찬스를 갖게 된다. 지금이 남·녀 대표팀 중간 결산을 하기에 적당한 타이밍 같다.

남자나 여자나 관건인 골인 것 같다. 두 팀 모두 지금까지 한 골만 넣은 가운데 수비가 잘 되면 적게 지고 안 되면 8골까지 내주면서 크게 졌다. 우선 남자대표팀의 경우는 조금 불운한 면이 있었다. 1차전 체코전(1-2 패)은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는데 찬스를 못 살렸다. 3차전 캐나다전(0-4 패)은 상대 골키퍼가 너무 잘 했다. 캐나다전은 거짓말이 아니라 우리가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해설자도 “한국 아이스하키는 팀도 적은데 오늘 경기 보면서 놀랐다. 우리가 창피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반면 스위스와 2차전에선 8골을 먹고 졌다. 스위스 선수들의 높은 패스 정확도를 보면서 올림픽에 아무나 나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느꼈다. 우리에게도 골잡이가 있다. 김기성이나 김상욱, 마이클 스위프트 같은 선수들이 핀란드전에선 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 모두 아시아리그나 대표팀의 다른 경기에서 보여줬던 골 감각을 온전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올림픽이란 무대가 주는 부담이 있고 상대팀의 수준도 높지만 이들이 좀 더 해준다면 핀란드가 마냥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

캐나다전이 핀란드전을 앞둔 남자대표팀에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체코에 한 골 차로 진 뒤 맞붙었던 스위스전은 우리 선수들이 초심을 잃은 경기였다. 첫 경기에서 스위스가 캐나다에 4골 차로 졌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 봤을 때 가장 만만한 상대라는 생각이 앞서다보니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나오질 않았다. 최강 캐나다전에선 투지와 패기 넘치는 한국의 하키가 되살아났다. 올림픽 들어 파워플레이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심지어 한 명이 부족한 상대에 실점하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투입되는 ‘스페셜 팀’의 전술이나 움직임이 나쁘진 않다고 판단된다. 결국 쉬운 얘기지만 집중력과 골 감각을 살려야 한다.

여자대표팀은 4전 전패에 1득점 22실점하고 있다. 솔직히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단일팀이 갑자기 결정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한 면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대표팀 자체가 어린 선수들이 많고 올림픽 같은 큰 무대는 처음이었다. 골키퍼 신소정, 그리고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귀화한 교포 선수들 말고는 여러 면에서 부족했다. 신소정의 경우 매 경기 40~50개의 유효슛을 막아냈다. 거의 두 경기에서 나올 법한 슛이 한 경기에서 신소정에게 쏟아진 것이다. 그가 없었다면 더 힘든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래도 아쉬운 경기가 있었다면 3차전 일본전이었다. 상대 파워플레이 때 두 번 실점했고 신소정 대신 필드플레이어가 한 명 더 들어간 상황에서 한 골을 내줬다. 이런 장면을 빼면 경기를 못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실력 차가 확연했고, 또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팀은 신체적으로도 우월했다. 그러다보니 기술과 힘에서 모두 밀렸다. 단일팀 때문에 4년간 열심히 이뤄왔던 분위기가 깨진 것은 있었을 것이다. 선수들이 흔들렸을 거다. 하지만 핑계를 댈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대한 홍보도 더 됐을 것이다. 그런 점은 여자대표팀 선수들에게 더 뛰어야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본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다른 나라는 프로도 있고 대학도 많다. 우리도 실업이나 대학이 생기면 좋다. 단일팀이 4경기 내내 수비만 하지 않았나. 체력적으로 무리가 오고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진 남자 중학생이랑 연습 경기를 했고 그러다 훈련 상대를 찾기 위해 해외 전지훈련도 갔는데 더 크게 졌다. 세상의 관심이 투자와 저변 확대로 이뤄져야 국제 대회에서 공격도 하고 골도 넣는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에도 갈 수 있다.

<전 대명 아이스하키단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