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NC 박민우, 시작과 함께 홈런!
NC 박민우가 30일 대전 한화전 1회 선두타자로 나와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2018. 5. 30 대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NC 내야수 박민우(25)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무한질주 재현과 팀 반등에 선봉장 구실을 할 것을 약속했다. 더불어 함께 태극마크를 바라봤던 김경문 전 감독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긴 부진에 마침표가 보인다. 박민우는 지난 13일과 14일 마산 LG전에서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2경기 총합 8타수 7안타 2도루로 펄펄 날았다. 리드오프가 꾸준히 출루한 NC는 후속 타자들이 적시타를 날리며 대량득점에 성공했고 올시즌 처음으로 3연전 스윕을 달성했다. 돌격대장이 궤도에 오르자 타선 전체에 불이 붙은 NC다.

사실 누구도 박민우의 올시즌 고전을 예상하지 못했다. 박민우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를 경험한 후 가장 알찬 겨울을 보냈다. 오프시즌 중에도 사적인 모임을 피한 채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했다. 확실한 목표도 있었다. 태극마크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바라보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응시했다. 등번호도 1번으로 바꾸면서 리그 최고 2루수가 되는 그림을 그렸다. 박민우는 “지난해 APBC 태극마크가 정말 좋은 자극이 됐다. 한 번 국가대표가 되니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자긍심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APBC를 마친 후 아시안게임(AG)과 프리미어12, 그리고 도쿄 올림픽까지 모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며 “목표가 생기니 집중력도 높아졌다. 지난 겨울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운동 일정을 짜고 사적인 만남은 최대한 줄였다. 자연스럽게 술자리 같은 것과 멀어졌다”고 오프시즌을 돌아봤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개막전부터 무안타로 고전한 박민우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난 4월 28일 타율이 1할대로 떨어졌고 결국에는 2군행을 자청했다. 프로 입단 후 최악의 부진이었다. 박민우는 “내 자신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정말 힘들었다. 주위에서 도움도 많이 줬는데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으니 너무 답답하더라. 어느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귀를 닫고 더 깊은 부진에 빠졌다. 아무리 해도 안 돼서 김경문 감독님께 2군행을 요청했는데 그게 돌파구가 된 것 같다”고 리셋 버튼을 누른 순간을 회상했다.

2군에서 박민우는 모든 것을 ‘0’으로 맞췄다. 러닝과 수비, 스윙를 기초단계부터 하나씩 다져나갔다. 박민우는 “프로에서 처음 나를 지도하셨던 이동욱 코치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본기부터 다졌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멘탈코치의 정신적인 치료도 큰 도움이 됐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금와서 보니 시즌 초반에 안 됐던 가장 큰 원인은 정신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다. 정신과 기본기를 다잡으면서 좋아질 수 있었다”고 2군에서 보낸 13일을 설명했다.

[포토] NC 박민우, 벼락홈런!
NC 박민우가 30일 대전 한화전 1회 선두타자로 나와 홈런을 때려낸 뒤 덕아웃에서 환영받고 있다. 2018. 5. 30 대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5월 12일 1군으로 돌아온 박민우는 지난 14일까지 약 한 달 동안 타율 0.407 OPS(출루율+장타율) 0.946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타율도 0.294까지 끌어 올렸다. 그는 “사실 아직도 전광판에 나온 타율을 보면 정신적으로 흔들린다. 내 낮은 타율을 보면 마음이 착찹해진다. 저 숫자가 더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올라간 숫자만큼 자신 있게 야구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그래도 이제라도 나다운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팀이 최하위로 떨어졌으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자고 동료들과 얘기한다. 나부터 더 열심히 뛰고 도루시도도 많이 할 계획이다. 도전자답게 과감하게 뛰어서 분위기를 끌어 올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민우는 첫 번째 목표인 AG 승선과 유니폼을 벗은 김경문 전 감독에 대한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김 감독께서 내가 고전할 때마다 ‘넌 할 수 있다. 앞으로 국가대표 2루수가 될 것이다’고 용기를 주셨던 게 기억난다. 지금 내가 프로선수로 뛰고 국가대표도 될 수 있었던 것은 김 감독님 덕분이다. 언젠가 감독님과 다시 만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면서 “국가대표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는 NC 유니폼을 입고 있다. NC 선수로서 아시안게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그게 NC 팬과 김 감독님께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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