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시작부터 불안하다. 개회식부터 꽤 많은 것을 보여줬다. 국호를 잘못 부르는 일까지 발생했다. 프랑스의 ‘오만함’이 엿보였다면 과장일까.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인근에서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열렸다. 이전과 다르게 야외에서 열린 최초의 개회식이다. 선수단도 배로 입장했다. 한국 선수단이 48번째로 들어왔다.
그런데 현장 방송에서 한국을 소개할 때 ‘북한’이라고 했다. 프랑스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라 했고, 영어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 했다. 초대형 참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IOC 한국어 계정을 통해 사과도 했다. IOC 홈페이지에도 성명을 남겼다. “한국의 첫 메달도 축하했다”며 살짝 생색도 냈다.
여기서 끝이다. 현장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장미란 차관,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바흐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취소 통보’를 받았다.
8979㎞ 떨어진 서울에 전화 한 통으로 사과하고, 정작 현장에 있는 이들은 외면했다. 간편한 길을 택한 셈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내놓은 성명이나 사과문은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 전체로 봐도 아쉽다. ‘친환경’을 표방한다. 숙소와 이동 버스에 에어컨이 없다. 버스는 창문조차 열지 못하게 막았다. 너무 더워 쓰러진 선수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선수촌 식당 음식도 화제다. “효율적이면서 최적화한 음식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등 주요 매체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육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운동선수가 먹는 식단인데 ‘채식’을 이유로 고기를 줄였다. 참고로 한국 선수단은 고기 도시락을 따로 먹는다.
개회식도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이전 올림픽과 달라진 건 확실하다. 대신 ‘어수선했다’는 평가다. 야외에서 진행하는데 비가 아쉽기도 했다. ‘기괴한’ 복장의 출연자도 눈길을 끌었다.
여성과 소수자에 주목한 점은 돋보인다. 흑인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아시아’는 보이지 않았다. ‘스쳐 가는’ 인상이 짙었다.
대회가 시작 이후도 마찬가지다.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오상욱이 금메달을 땄다. 그런데 올림픽 공식 SNS엔 오상욱이 아닌 ‘오상구’가 떴다. ‘Oh Sanguk’으로 써야 하는데, ‘Oh Sangku’로 표기된 것이다.
이 정도면 인종차별 우려가 나온다. 과장된 평가일 수 있으나, 무언가 ‘우린 이렇게 정했다. 출전국 선수는 따라오면 된다’는 스탠스처럼 느껴진다. 오만함이다. 자칫 대회 내내 논란이 될 수도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