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2번홀 티샷 날리고 있다
제공 | KLPGA

[춘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내가 떨고 있다고 느낄 정도였다.”

모처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나선 유소연(29·메디힐)이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유소연은 15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246야드)에서 KLPGA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2조 첫 경기에서 ‘루키’ 임희정을 상대로 후반 2개 홀을 남겨두고 3홀 차 승리를 거뒀다. 승점 1을 따냈다. 첫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전반 9개 홀에서만 버디 5개를 잡아내는 쾌조의 샷 감각을 뽐냈다.

그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너무 오랜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여서 긴장했다. 첫 홀에서 평범한 버디 퍼트였는데 ‘내가 떨고 있구나’ 느낄 정도로 떨어서 스리퍼트에 그쳤다”며 “상대 선수가 경기를 잘했기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첫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무대에서 샷이 흔들려 마음고생한 그는 이번 대회를 전환점으로 삼고자 한다. “ANA 인스퍼레이션 이후 샷 감각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한 그는 “이 대회는 매 라운드 1명과 경쟁하니까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해야 하는 대회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준비하면서 날씨가 추운 곳에서 훈련해서 스윙이 망가졌다. 보통 전지훈련하면서 스윙 가다듬고 시즌에 들어가야 하는데 난 반대로 시즌에 들어가서 가다듬어졌다”고 떠올렸다. 최근 들어 버디를 잡아낼 샷이 꾸준히 나오는 것에 어느정도 감각이 돌아왔다고 했다. 유소연은 “나는 샷이 장점인 선수인데 이게 무너지니 (회복하는데)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반대로 퍼트처럼 다른 부분에 할애하지 못한 게 있기에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절친한 선배인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에 나서 우승하면서 ‘힐링’에 성공했다. 유소연은 “매년 KLPGA 대회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LPGA가 주무대여서 욕심나는 대회 위주로 일정을 짜서 (국내 대회 출전을)망설였던 게 있다”며 “예전에 국내 대회에 참가하면서 ‘한국 팬 앞에서 골프 하는 게 어떠한 느낌이구나’,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꼈다. 올해 최대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국내 팬들을 또 만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11번, 12번, 14번 그리고 18번 홀 전장이 지난해와 다르다. 그 중 343야드였던 14번은 293야드로 전장이 크게 줄었다. 장타를 치는 선수들은 원온 시도까지 가능하게 돼 또 하나의 승부처다. 유소연도 14번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전장이 짧아져서 버디 기회가 많아졌는데 모든 선수가 티샷을 잘 한다. 내 생각엔 버디가 아니면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마음으로 해야할 것 같다”고 웃었다.

이 대회는 64명이 출전,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유소연은 2009년 이 대회에서 9홀 연장 사투를 벌이면서 우승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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