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 (5)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제공|KEB하나은행

[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글로벌통(通)’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지성규 KEB하나은행 행장이 오는 2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외환은행과 통합 이후 함영주 전 행장에 이어 지난 3월 21일 통합 KEB하나은행 2대 행장으로 취임한 지 행장은 3개월 여만에 해외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25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1∼5월 은행 해외부문 비이자이익은 588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443억원)보다 32.7% 늘어났다. 글로벌 IB 분야에선 상반기에 501억원의 이익 달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성장했다.

상반기 1억 파운드(약 1472억원) 규모의 런던 템스강 실버타운 터널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해 해외 인프라 PF 5건을 주선했다. 또 중국공상은행(ICBC)의 항공기 리스 자산 매각계약 주선권을 확보하는 등 모두 4건, 4억 달러(약 4619억원) 규모 항공기금융 주선 성과도 올렸다.

지 행장 취임 후 대출 자산도 국내외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쉽고 간편하게 은행 대출 가능여부와 한도를 알 수 있도록 한 ‘하나원큐신용대출’을 이달 3일 선보여 14영업일만에 8500여건, 대출실적 1530억원을 돌파했다. 모든 대출 프로세스를 디지털화,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신규 대출자 중 약 60%가 하나은행 가계대출이 없어 은행 신용대출의 양적 증가에 기여를 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5월 현재 하나은행의 글로벌 대출 잔액은 165억8700만달러(약 19조177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은행(IB) 부문은 상반기 1168억원의 이익을 실현,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었다. 비이자 이익은 같은 기간 4588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32.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항공금융과 협조융자(Syndicated loan) 등 우량 IB 여신 유치로 대출 자산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지 행장은 경력 대부분을 중국과 홍콩 등 해외에서 보냈다. 그는 하나은행 중국 심양지점장,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설립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총괄부사장을 지내는 등 글로벌 사업 전반을 두루 거쳤다.

이같은 배경을 지닌 지 행장은 취임과 더불어 ‘글로벌 현지화 경영’과 국내와의 협업 확대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뱅크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과 글로벌의 융합 전략(D-Global Strategy)라는 미래 비전을 세우고 실행에 착수했다. 이는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로 늘리겠다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2540’ 아젠다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 4월에는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속도감 있는 글로벌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해 ‘글로벌디지털전략협의회’를 신설했다. 지 행장은 내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전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하나은행은 글로벌 디지털 뱅킹 추진의 첫 번째 사업으로 네이버의 메신저 플랫폼 라인(LINE)과 함께하는 ‘라인뱅크’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24개국에서 180개 글로벌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지 행장은 인도 당국과의 긴밀한 소통에 힘입어 지난 4월 예비인가를 받은 구르가운 지점을 오는 10월 오픈할 계획이다. 또 일본 지역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영업력 증대를 위해 다음달을 목표로 후쿠오카 출장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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