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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의 이강인이 지난 15일 가나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학범슨’은 ‘골든보이’의 손을 잡았다.

이강인(20·발렌시아)은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발표한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팀의 막내로 1997년생까지 출전할 수 있는 이번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무려 네 살을 월반하는 셈이다.

이강인은 지난 6월 처음으로 김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꾸준히 이강인과 만나기를 바랐다. 스페인으로 직접 날아가 그의 모습을 지켜본 적도 있다. 그러나 스페인 라리가의 발렌시아 소속인 이강인의 차출은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김 감독은 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에 이강인을 호출해 기량을 확인했다. 사실 가나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이강인은 자신의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 팀에 처음 합류했기 때문에 동료들과 손발이 완벽하게 맞지 않았다. 시즌을 마친 시점이라 개인 컨디션도 온전하지 않았다. 팀 내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 어려운 활약이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이강인을 18인 최종 엔트리에 합류시켰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부터 함께했던 선수들을 제외하는 대신 이강인을 선택했다. 그만큼 재능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첫 훈련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최종 훈련과 실전을 잘 치르면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이강인은 여러 재능을 갖고 있다. 한국 축구를 끌고 나갈 선수”라며 팀에 보탬이 될 선수로 평가했다.

이강인은 2년 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을 준우승으로 인도했다. 당시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보이 타이틀도 가져갔다. 1999년생이 나서는 대회에서 두 살 어린 나이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년이 지났고 이강인은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알릴 기회를 잡았다. 지난 시즌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레귤러 멤버로 자리잡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종전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성인무대에서 통한다는 점을 착실하게 증명해나가는 중이다.

올림픽은 이적을 노리는 골든보이에게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새 팀을 찾고 있는 이강인 입장에서는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통해 더 수월하게 이적을 추진할 수 있다. 올림픽이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대회는 아니지만 이강인을 관찰하는 복수의 구단은 이강인의 플레이와 기량, 잠재력을 자세하게 관찰할 가능성이 크다.

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동기부여가 된다. 유럽 무대에서의 발걸음을 이제 막 시작한 이강인에게는 중요한 문제다. 당장 손흥민만 봐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았고 유럽에서 마음 편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