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가을야구 마친 LG \'내년에 더 좋은 모습으로\'
LG 선수들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후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뚜렷해진 열세가 올해도 이어졌고 뜨겁게 타올랐던 유광점퍼 물결도 끝났다. 27년 만의 우승 도전이 가을야구 3경기 만에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LG의 2021시즌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2-10 완패를 당했다. 2016년부터 6년째 두산에 정규시즌 열세 그리고 2000년대 두산과 네 차례 포스트시즌 시리즈 전패다. 늘 라이벌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정상 도전에 실패하는 LG다.

디테일의 차이가 패배로 이어졌다. 결정적인 순간 투수의 제구력과 야수의 수비, 그리고 사령탑의 전략까지 모든 부분에서 두산에 밀렸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정상 가동하며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상대의 한 박자 빠른 마운드 총력전에 꼼짝없이 당했다.

로케이션 미스가 경기 초반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선발투수 임찬규가 상대 최고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공이 향한 지점은 스트라이크존 상단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완벽한 홈런 타구를 만들었고 임찬규는 곧바로 교체됐다.

[포토]LG 임찬규, 아... 홈런 한 방...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두산 페르난데스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강판되고 있다. 2021. 11. 7.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비 차이도 뚜렷했다. 상대 중견수 정수빈은 경기 초반부터 날아올라 안타를 아웃으로 만들었다. 반면 베테랑 3루수 김민성은 5회초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느리게 다가오는 박계범의 타구를 놓치면서 이닝이 종료되지 않았다. 두산은 5회초에만 6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내일이 없는 경기에서 투수 교체 타이밍도 두산이 빨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 김민규의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2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이영하가 마운드에 올랐고 이후 큰 점수차에도 필승조 투수들이 등판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아쉬운 판단을 반복했다. 앤드류 수아레즈 이후 필승조보다는 롱릴리프에 가까운 김윤식이 등판해 추가실점했다. 이정용 다음 투수로 나선 진해수도 안타 2개를 맞았다. 이정용이 정수빈에게 싹쓸이 3루타를 맞고 진해수가 페르난데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순간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포토]플레이오프 진출 좌절된 LG
LG 류지현 감독이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산에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1. 11. 7.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큰 시즌이었다. 외부에서 보는 전력도 우승권이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 가장 중요한 순간 저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월간 승률 5할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다가 9월부터 5할 이하를 찍었다. 시즌 내내 반복된 타선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없는 두산을 상대했음에도 마운드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실패의 무거움 만큼 과제가 묵직한 겨울이 될 전망이다. 주장 김현수와 주전 2루수 서건창이 나란히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차명석 단장의 임기 3년도 종료된다. 단장 선임은 구단이 아닌 그룹의 몫이다. 그룹의 생각에 따라 지금 체제를 이어갈지 아니면 전면 재개혁에 돌입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최초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의미를 둘 수 있지만 2년 연속 고비를 넘지 못한 점은 철저히 돌아봐야 한다. 매번 이렇게 두산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정상등극 또한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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