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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토마스 로빈슨이 지난 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경기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 KBL 제공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이름값만 놓고 보면 서울 삼성 토마스 로빈슨(31)을 따라올 외국인선수는 없다. 캔자스 대학 시절 특급 빅맨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2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았다. 미국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여섯 차례 NBA 올스타로 선정된 데미안 릴라드보다 1순위 앞에서 지명된 로빈슨이다.

하지만 로빈슨의 프로 커리어는 순탄하지 않았다. 2017년까지 NBA에서 다섯 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5년 동안 313경기를 소화했는데 주전으로 출장한 경기는 12번 뿐이었다. NBA 통산 한 경기 평균 4.9점 4.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후 그는 유럽과 중국, 그리고 NBA 마이너리그인 G리그, 푸에르토리코 리그 등을 전전하다가 한국 땅을 밟았다.

로빈슨이 고전한 원인은 뚜렷했다. 신장 208㎝ 언더사이즈 빅맨이었고 슛거리도 짧았다. NBA에서 뛰는 기간 한 번도 3점슛을 던지지 않았으며 자유투 성공률도 50.5%에 그쳤다. 드래프트 당시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였다. KBL에서 뛰는 외국인선수 중 기량을 향상시켜 다시 NBA 무대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으나 로빈슨이 다시 NBA에 입성할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KBL에서 보이는 문제점도 여기에 있다. 상위리그 진입 욕심이 없어서 그런지 적응이 더디다. 페이스도 빨리 올라오지 않고 장점으로 꼽혔던 저돌적인 돌파와 인사이드에서 적극성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3점슛은 여전히 로빈슨의 약점이다. 로빈슨은 지난 3일 KGC전까지 7경기를 소화해 경기당 평균 15.9점 1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BL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8일 가스공사전에서 31점 14리바운드를 올리며 기대를 모았는데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동료들과 호흡이다. 토마스는 경기당 평균 4.6개의 턴오버를 범하고 있다. 김시래와 2대2 플레이를 앞세워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톱니바퀴가 어긋난 모습이 자주 나온다. 삼성 이상민 감독도 3일 KGC전을 패한 후 “토마스가 한국에 와서 치른 경기 중 오늘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턴오버가 많은 것은 아쉽다”며 “과거 김시래와 힉스가 했던 것처럼 투맨게임에서 파생되는 게 그리 많지 않다. 토마스가 승부욕이 있는 것은 좋은데 동료들을 살리지 못하는 모습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토마스는 23점 10리바운드, 토마스와 상대한 KGC 오마리 스펠맨은 35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스펠맨은 2018년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30순위로 지명됐다. 단순히 지명 순위만 놓고 보면 로빈슨이 25순위 앞인데 스펠맨과 기량 차이는 상당히 크다.

삼성은 KGC전 패배로 11연패에 빠졌다. 구단 통산 최다는 14연패다. 아이제아 힉스의 부상으로 시작된 부상 악령에 반전 카드가 되지 못하는 로빈슨까지 악재만 가득한 삼성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