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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여당과 야당을 오가며 ‘킹메이커’로 군림해온 김종인(82)이 결국 자진사퇴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대통령 1타 강사’로 영욕을 누려온 김종인 시대에 종말을 고하는 움직임이다. 내홍에 휩싸인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유일하게 사퇴를 거부해온 김 위원장은 5일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5일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하자는 것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내가 선대위에) 억지로 끌려간 사람인데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선대위 합류를 놓고 윤 후보와 오랜 시간 밀당을 했던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4일 잠적했던 이준석 대표와 극적으로 합류하며,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채 한달도 되지 않아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무수한 허위이력 문제가 터져나오고, 윤 후보 자신의 망언과 실언이 이어지며 대선후보 지지도는 급락새로 돌아섰다.
당을 추스리겠다며 총대를 멘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메시지가 중구난방 쏟아지던 선대위를 해체하는 한편, 윤 후보 직속 조직으로 여러 인사를 영입해온 새시대준비위원회까지 손을 댔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가 배제되며 후보 패싱 논란이 나왔고, 이미 선대위에서 손을 털고 나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김종인 위원장이 모두 후보를 허수아비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는 자조가 나온 상황이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선대위 손질에 반기를 든 윤 후보는 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해촉을 포함한 선대위 쇄신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신인’ 윤 후보에게 노련한 책사 역할을 해온 김 위원장이 떠나게 됨에 따라 국민의힘의 갈짓자 행보가 더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전망도 나오고 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