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할 심판…거친 양면성에 감춰진 진실한 위로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크리스마스 대표 뮤지컬로 손꼽히는 작품 중 ‘지킬앤하이드’를 빼놓을 수 없다. 꼬집어 보면 특별히 연관성은 없다. 섬뜩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도 나온다. 그런데 왜 이때만 되면 유독 이 작품을 찾는 것일까?
‘지킬앤하이드’는 국내 2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총 3회(1·3·6회)를 제외하고 성탄절에 맞춰 공연 중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 속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 담겨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홍광호·신성록·최재림·김성철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완성도를 높인다. 대표곡 ‘지금 이 순간’은 경건하게 두 손을 모으게 한다. 여기까진 ‘뮤덕(뮤지컬 덕후)’들의 이야기다.
작품은 인간 내면과 외면의 이중성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무엇이 진짜인가를 증명하기 위함이 아니다. 사회적 문제의 추악함을 세상에 드러내려는 갈증을 여지없이 터뜨린다. 자아와 정반대의 인격이 스스로 재판하고 벌한다.
그러나 폭력성이 점점 강해져, 살인이 마치 정의로운 심판인 것으로 착각한다. 아담과 하와가 건들지 말아야 했던 선악과를 따먹은 것처럼 선 넘었다.
그런데도 ‘지킬’과 ‘하이드’의 양면성을 공감한다. 아마도 가장 따뜻해야 할 날,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허전함 때문 아닐까. 특히 요즘같이 불안한 시기에 가슴 뻥 뚫리는 후련함을 대신 맛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본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