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2020 6월 3일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SK 염경엽 감독. 창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결과적으로 두 차례 오퍼가 왔다. 정규시즌 종료 시점에서는 육성 총괄 코디네이터 오퍼였다. 그런데 이후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실패하고 류지현 감독 재계약 불가가 결정되면서 1군 감독으로 제안이 바뀌었다. 그야말로 극적으로 이뤄진 ‘염의 귀환’이다.

LG가 6일 제14대 감독에 염경엽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신임 염경엽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옵션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선임 과정에는 익히 알려진대로 구본능 구단주대행의 톱다운이 있었다. 구 구단주대행이 직접 염 감독을 선택했다. 지난 4일 김인석 LG 스포츠단 대표이사가 염 감독과 접촉했고 5일 저녁 만남 후 염 감독 선임이 확정됐다.

흥미로운 부분은 감독 선임 이전 오퍼다. LG 차명석 단장은 정규시즌 종료 시점에서 염 감독에게 2군 육성 총괄 코디네이터를 제안했다. 2군 코치들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육성시스템을 강화하는 적임자로 염 감독을 낙점했다. 염 감독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낙관적이었던 한국시리즈(KS) 진출, 류지현 감독 재계약이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KS 진출과 맞물려 진행될 류 감독 재계약이 KS 진출 실패로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를 직접 바라본 구 구단주대행이 격노했고 이 시점에서 사실상 류 감독과 이별이 결정됐다.

그러면서 염 감독을 향한 오퍼도 바뀌었다. 외부에서는 차기 사령탑 후보로 선동열, 김태형 감독 등을 전망했는데 실제 유력 후보이자 구 구단주대행의 선택은 염 감독이었다. 그렇게 염 감독은 12년 만에 LG로 돌아왔다.

구본능
KBO 구본능 총재가 2017년 12월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홀텔에서 진행된 2017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염 감독의 모토는 기존 체제 강화다. LG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성적 317승 238패 21무 승률 0.571를 기록했다. 10구단 승률 1위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고 2021년에는 1위와 1.5경기 차이, 2022년에는 2경기 차이였다. 정상까지 한 걸음 남은 만큼 지금까지의 프로세스를 유지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염 감독은 “기존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적게는 한 두 명, 많게는 두 세 명 정도 외부 영입을 생각하고 있다. 수석 코치와 육성총괄코치 정도 영입을 생각한다”며 “LG 선수, 코치들과는 익숙하다. (오)지환이, (채)은성이는 이 선수들이 고등학생일 때부터 알았다.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도 현대 시절부터 오랫동안 함께 했다. 다 알고 지내온 이들이다. 나와 선수들, 코치들이 서로를 알아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보면서 팬들께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느꼈다. LG 감독은 늘 꿈만 꿨던 자리였다. 꿈이 현실이 됐다. 팬 바람에 꼭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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