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겉이 아닌 속을 봐야 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2023년 출시한 5세대 완전변경모델 ‘디 올 뉴 싼타페’를 시승했다.

신형 산타페는 공개직후 외관에 대한 비평이 쏟아졌다. 차량 디자인은 보는 이의 감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인데, 신형 싼타페는 호(好)에 비해 불(不)이 대세를 이뤘다.

특히 후면부에 대한 대중의 점수가 낮았다.

이번에 시승을 위해 직접 마주하니, 생각보다 거부감은 크지 않았다. 그동안 사진,영상, 그리고 도로에서 꽤 접하며 익숙해진 탓일까. 비호감 연예인도 TV, 유튜브에 자주 노출되면 비호감 지수가 떨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신형 산타페의 페이스오프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투톱체제를 거론했다. 그는 “중형SUV 시장을 싼타페와 쏘렌토가 거의 양분하는 상황에서 쏘렌토가 판매를 주도하니 싼타페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고 이를 보완한 다음 모델이 기대된다”라고 논했다. 물론 이는 결과론적 평가다.

신형 싼타페 가솔린 2.5모델을 직접 시승해보니, 패밀리카로서는 크게 흠잡을 구석이 없다. 내부는 카니발을 탄 것처럼 여유로웠다. 이전 모델에 비해 실내가 더 넓어진 효과다.

전장 483㎜, 축간거리 2815㎜, 전고 1720㎜로 기존 대비 45㎜, 50㎜, 35㎜씩 늘어나면서 1열부터 3열까지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를 열어, 3열을 접으니 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2열까지 접으니 성인 두어명이 누워도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운전석 주변의 인테리어도 깔끔하다. 콘솔박스가 간결하게 정리됐고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라 작동이 편리하다.

시동을 걸어 도심을 달렸다. 종로에서 노들섬까지 운행했는데, 일요일이라 크게 막히는 구간은 없었다. 30분간 15.8㎞를 주행했고 연비는 11.9㎞/ℓ가 계기판에 찍혔다.

싼타페 2.5 가솔린의 공인연비는 복합 9.7~11㎞/ℓ(도심 8.5~9.6㎞/ℓ 고속 11.6~13.4㎞/ℓ)다.

주행시 가속과 감속 페달은 즉각적이지 않고 반박자 늦게 반응했다. 이는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동승자를 배려해 부드럽게 운행한 탓도 있을거다.

패밀리카가 주목적이라면 반응속도는 그다지 중요한 기준은 아니라고 본다. 교차로 황색등에 되레 가속하는 국내 운전자의 습성을 고려하면, 천천히 움직이는 게 안전운행에 오히려 도움 된다.

최근, 운전할 때 신발을 벗고 운전하는데 가속·감속 페달의 오돌토돌한 패턴이 달라 구별이 확실히 됐다.

신발을 벗은 이유는 급발진 때문이다. 행여나 가속·감속 페달을 오인해 밟는 실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방향타를 조작하면 계기판 화면에 차량 측면 영상이 뜬다.

운전자가 출발과 정차시 안전운전에 도움된다. 운행시엔 보기 쉽지 않지만, 동승자도 화면을 볼 수 있어 측면돌발 상황에 대한 더블체크가 가능하다.

전체적 주행감은 육중한 체급에 비해,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2.5ℓ 가솔린 터보에 8단 습식 DCT 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m를 발휘한다. 서스펜션은 살짝 단단한 편이라 흔들림이 적다.

기본이 되는 안전보조 장치는 두루두루 장착되어 있다. 그중에 후방 멈춤기능이 인상적이다. 주차시 후방에 장애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바퀴가 잠기는데, 마치 사이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리며 차량을 멈춰 세웠다.

만약 신형 싼타페를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고 저울질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차량임엔 틀림없다. 현재 디자인에 만족한다면 고민은 적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