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들에게 주어진 시간 120분. 15초 영상조차 보기 힘든 시대에서 2시간 동안 미동 없이 앉아 있는 관객들과 소통하는 법? 그렇다면 뮤지컬 ‘리지’의 록 페스티벌에서 다 함께 “소리 질러!”
분노는 ‘선’도 ‘악’으로 변화시킨다. 뮤지컬 ‘리지’의 의상 교체와 같이 백에서 흑으로 갈아입는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흑과 백의 의미일까. 그 중간의 회색 의미 혹은 또 다른 부스러움을 남겨주는 과거일 뿐일까.
여전사 4인의 외침이 매섭다. 봐주는 것? 없다! 인정할 수 없는 ‘법’이 있다면 직접 처단하는 것이 답이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으로 봤을 땐 ‘No!’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방법이 이것이라면? 잠깐! 이것은 실화다.
◇ 스트레스 해소는 ‘록(Rock)’…여전사가 전해드립니다 “WT...F”
뮤지컬 ‘리지’는 미국 전역을 충격으로 빠뜨린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일어난 살인 범죄 ‘리지 보든 사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이다.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 보든 부부가 도끼에 살해당했다. 현장을 목격한 보든가(家)의 둘째 딸 리지가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다. 그.러.나! 정황 증거 외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공연에 앞서 배우들까지 해당 미제 사건을 조사한 사실. 이들이 풀어가는 수수께끼는 궁금증을 자극한다.
국내에는 2020년 초연, 2022년 넘버 번역과 함께 다시 선보였다.
그런데 ‘리지’에 대한 기대치는 아직까지 낮다. 이를 탓할 수 없는 것도 국내 ‘뮤덕’들의 ‘한’ 쏠림인 것 같다.
‘리지’는 그 답답함을 해소해준다. 공연장에서의 열기는 뜨겁다 못해 타오른다. 커튼콜 에서 모든 것을 증명한다. ‘도끼’ 모양의 야광봉은 무엇?
배우들의 헤드 빙과 함께 관객들이 뛰어오른다. 누가 일어나라고 말하지 않았다. 관객들이 본능적으로 일어난다. 알아서 일어나 헤드빙 한다. 마치 ‘록 페스티벌(Rock Festival)’의 열기로 환호한다. 어떤 이는 굿즈 야광 ‘도끼봉’까지 날렸다. 잠시 후 익순한 듯 안내요원이 ‘조각’들을 찾아 전해준다. 그리고는 다시 즐기라고 한다. 이런 뮤지컬 커튼콜이 몇 있겠느냐.
배우들은 더욱 심취한다. 잠시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 현장으로 만든다. 가까이 있는 관객과는 굿즈도 교환하며 소통한다. 홍대 록 그라운드인 듯 헤드 뱅 한다. ‘점핑’은 기본이다. 배우들도 신났는지, 아니면 스트레스 해소하고 싶은지, 관객들의 호응을 빌어 거침없이 내뱉는 넘버를 반복한다. 이것이야말로 ‘열린 공간’ 아니겠는가.
극 중 ‘앨리스’ 역을 맡은 유연정은 커튼콜 때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들끼리) 우리 관객들이 이렇게 떼창 해 주는 것, 우리 모두 ‘신났다’라고 이야기한다. 인기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떼창’이 소름 돋게 한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공연을 본 관객들도 궁금해한다. 이렇게 어두운 스토리는 ‘해피 엔딩’인데, ‘진짜’ 결말은?
배우들도 작품 준비 과정에서 공부했으니, 관객들도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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