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는 노사단체 협약으로 2022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양 리그 6개 팀으로 늘렸다.

종전 와일드카드는 단판 승부였다가 지난해부터 3전2선승제의 시리즈로 바뀌었다. 지구 우승 상위 2팀은 와일드카드 시리즈(WC) 없이 곧바로 5전3선승제 디비전 시리즈(LDS)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두면 승률 1,2위가 확실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을 거둔 팀은 3팀. 내셔널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04승58패), 아메리칸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101승61패)), NL LA 다저스(100승62패) 등이다. 100승은 승률 6할이 넘는다. 매우 상징적인 승수다.

3팀은 포스트시즌 1라운드를 쉬고 9일부터 LDS를 치렀다. 그러나 결과는 시리즈 우승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1차전을 안방에서 패했다. 볼티모어는 2패로 벼랑에 몰렸다. 텍사스로 이동해 ‘일리미네이션 게임’을 치르게 됐다. 1,2차전을 패한 팀이 시리즈 역전을 거둘 확률은 11%에 불과하다.

다저스는 1차전에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를 세웠다가 정규시즌 84승에 그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11-2로 패했다.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애틀랜타는 지구 라이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3-0으로 졌다. 올 정규시즌 307개의 홈런으로 MLB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수립한 애틀랜타는 영패를 당했다. 올 시즌 첫 안방 셧아웃이다.

MLB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성적과 궤를 같이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2021년 이후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둔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에 성공한 팀은 2022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유일하다.

2021년 SF 자이언츠는 107승으로 지구 우승을 거둔 뒤 NLDS에서 라이벌 LA 다저스에 2승3패로 졌다. 1승이 모자라 자이언츠에 지구 우승을 빼앗긴 다저스는 와일드카드와 NLDS는 통과했지만 NLCS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2021년 10승으로 AL 동부 지구 우승에 성공한 탬파베이 레이스는 ALDS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3패로 완패했다.

지난해 다저스는 프랜차이즈 최다 111승을 거두고도 NLDS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1승3패로 보따리를 쌌다. 101승의 애틀랜타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똑같이 1승3패로 졌다. 애틀랜타와 같은 101승을 거두고 와일드카드로 밀린 뉴욕 메츠는 샌디에이고에 1승2패로 NLDS 진출이 좌절됐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차전에서 패한 뒤 “경기 감각에 다소 문제가 있었고, 애리조나가 클레이튼 커쇼 공략에 준비를 잘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정규시즌 100승에 포스트시즌 1라운드를 쉬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을까. 로버츠 감독의 경기 감각이 결정적 요인은 될 수 없다. KBO리그를 봐도 상위 승률 높은 팀이 쉬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법.

FOX-TV의 존 스몰츠 해설자는 “막판에 포스트시즌 티킷을 잡는 팀에게 휴식은 매우 유리하다. 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정확하게 분석할 수는 없다. 다만, 일단 대비가 소홀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파악했다.

다저스와 브레이브스는 첫판을 패하면서 지난해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2년 연속 100승 이상을 거두면서 WS 우승 후보였다가 탈락했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에 브레이브스는 라이벌 필리스에 패했다. 특히 브레이브스는 상대가 똑같다. 올해 NLDS가 설욕전 성격의 무대인데 시리즈 주도권을 빼앗겼다.

미국 스포츠는 철저한 플레이오프 시스템이다. 정규시즌 성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력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이밍이 맞으면 포스트시즌 턱걸이를 해도 우승까지 할 수 있는 게 미국 스포츠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의 이변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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