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한 달에 한 번꼴로 계속되는 ‘민폐 촬영’에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플랑크톤’ 촬영팀이 지난 14일 제주 화순금 모래해변 촬영 중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사실이 본지 단독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제작진은 “15일 촬영이 일몰 후 완료돼 당일 및 다음날 오전, 이틀에 걸쳐 청소할 계획이었다”며 “촬영지에 가로등이나 조명이 따로 없어 모든 쓰레기를 꼼꼼히 수거하기에 무리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보자에 따르면 촬영팀이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것은 15일이 아닌 14일 낮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의 해명이 언론 보도를 무마하기 위한 ‘해명’이었다는 게 밝혀진 셈이다.
‘민폐촬영’ 논란은 비단 ‘Mr.플랑크톤’만의 문제가 아니다. JTBC 새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도 지난 달 병원 촬영과정에서 환자 보호자의 응급실 통행을 막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같은 달 티빙 ‘피라미드 게임’은 등굣길 인도를 막고 촬영하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양해와 불편 사이 간극, 촬영장 세트 건립 등 대안 있지만 제작비 상승
도심 곳곳에서 이어지는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통행 방해, 소음,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시민들이 겪는 불만도 다양하다.
‘민폐촬영’논란이 대중의 격한 공감을 얻는 이유는 촬영을 빌미로 현장 스태프들이 시민들의 정당한 권리와 안전을 무시한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방송사와 제작사들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촬영현장 주변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만 대중들은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곤 한다. 양해와 실제 불편 사이 간극이 상당한 셈이다.
때문에 ‘민폐 촬영’ 방지 논란으로 촬영장 세트 건립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물가 상승 및 광고 위축으로 콘텐츠 업계 전반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세트 건립은 제작비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산업이 많이 위축되어있는 상황에서 특정 장면을 위해 촬영장 세트를 건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존에 만들어진 곳에서 촬영하는 방법이 최선이며,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사전 양해 및 허가, 스태프 철저한 교육 필요
현행법상 야외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하려면 지역 영상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구청과 경찰서에 통보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주민들이 촬영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지 못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촬영스태프들의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완전한 해결은 쉽지 않다.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진행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도심 현장 촬영은 시민들의 일상의 흐름에 끼어들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민폐촬영으로 이어진다. 최선의 방법은 촬영팀과 출연자들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협의 과정을 거쳐 지역 사회와 조화롭게 촬영을 진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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