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오타니 쇼헤이(29)의 LA 다저스행은 올시즌내내 무성한 소문이 현실화한 뉴스다.
지난주 내슈빌에서 열린 윈터미팅 기간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 영입이 우리 팀의 최우선 과제”라며 다저스타디움에서 2~3시간 만났다고 주장했을 때 구단은 난감해했다. 곧바로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은 부인했다.
오타니 영입에 공을 들였는데 로버츠 감독의 경솔한 발언으로 계약이 깨질까 노심초사한 셈이다. 거꾸로 보면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에 돈과 모든 것이 자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누구도 감히 예상치 못한 10년 7억 달러(9240억 원) 계약은 다저스 구단이 오타니의 상품성을 그만큼 인정한다는 뜻이다. 역대 미국 스포츠 최고 계약보다 2억5000만 달러가 많은 액수다. 메이저리그 해설자와 전문가들은 오타니는 단순히 미국, 일본뿐 아니라 인터내셔널 스타라는 점을 인정한다.
시즌 도중에도 천문학적인 몸값을 전망한 배경도 기량을 포함한 종합적인 판단 때문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렸을 때도 몸값이 5억5000만 달러에서 6억 달러로 예상했다. 터무니없는 액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네즈 발레로 에이전트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7억 달러에 계약을 성사했다.
이제 미국 스포츠 시장은 축구 최고의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야구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확보하게 됐다. 스포츠 천국답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하자마자 골로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저스에서의 오타니 임팩트도 시간문제다.
아직 오타니의 자세한 계약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10년 계약에 옵트 아웃은 없고 연봉의 일부분이 지급유예로 나중에 주는 내용 정도다.
다저스타디움에서 2~3시간 만났을 때 프리드먼과 로버츠 감독 외에도, 마케팅 최고 책임자 등이 참석했을 것이다. 오타니급의 슈퍼스타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 마케팅을 어떻게 하겠다는 브리핑을 하는 게 관례다.
미국 프로 축구 피닉스 라이징 FC의 브랜든 맥카시 부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타니의 계약 후 “4억 달러 타자, 3억 달러 상업적 가치(commercial value), 실제 투수로는 덤(surplus)?”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다.
3차례 MVP를 수상한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의 계약이 총 4억2650만 달러를 빗댔고, 2024시즌에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점을 지적한 내용이다. 상업적 가치를 3억 달러로 본 셈이다.
오타니는 일본에서 많은 상업 광고에 출연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신발 전문 업체인 스포츠용품 ‘뉴 밸런스(New Balance)’ 광고를 처음 선보였다. NBA 선수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신발 CF가 대부분이지만 야구는 거의 없었다. 농구는 운동화가 TV에 비치지만 야구는 상체 중심 화면이다. 오타니 출연은 파격이다.
오타니가 미국에 건너와 LA 에인절스를 택한 것은 투타를 겸할 수 있도록 허락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관중 동원에서 썩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데뷔 첫 두 시즌에는 평균 관중 3만7826명, 3만7272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지막 3년 2021년 1만8484명(코로나19 영향), 2022년 3만339명, 2023년 3만2599명 순이다.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다저스는 같은 기간 2021년 평균 3만4626명, 2022년 4만7672명, 2023년 4만7371명을 동원했다. 평균 1만5000에서 1만7000명이 다저스타디움을 더 찾았다.
오타니의 영입으로 다저스타디움 관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입장료 가격도 올라간다. ML 구단은 FA 시장에서 대어를 데려오면 입장료가 인상된다. 팬들도 감수한다. 에인절스 6년 동안 오타니는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제 포스트시즌에서 오타니 활약을 마음껏 볼 수 있게 됐다.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당연하다. 월드시리즈 우승 여부만 남아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