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올해 연초부터 로맨스물이 안방과 스크린을 수놓고 있다.

로코퀸 공효진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tvN 새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기존 로코 공식을 벗어나 우주정거장에서 일어나는 ‘SF로맨스’로 관심을 끌고 있다. 난임과 치매 등 현대 의학 기술로 풀기 어려운 문제의 해법을 우주에서 찾겠다는 내용이 주된 얼개다.

제작 준비기간 5년, 제작비 500억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1,2회 3%대의 낮은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2’를 밀어내고 1위에 등극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공룡(이민호 분)이 MZ그룹 후계자가 남긴 정자로 인공수정을 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우주정거장의 리더 이브(공효진 분)와 함께 우주로 향한다. 이런 독특한 설정에 대해 박신우 PD는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관계는 좀 특이하다”며 “특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시청자가 기존에 익숙했던 호흡으로 이번 드라마를 보면 조금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지민-이준혁 주연 SBS ‘나의 완벽한 비서’는 혐오관계로 시작한 두 사람이 연애에 이르게 되는 이야기다. 헤드헌터 사업체 사장인 워커홀릭 강지윤(한지민 분)에게 대기업에서 실직한 유은호(이준혁 분)가 비서로 합류하면서 시작되는 로맨스다.

기존 로코에서 보여준 남녀 관계성이 뒤바꼈다. 또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윤과 정반대 성향의 은호가 서로 다른 가치관을 어떻게 로맨스로 풀어갈지가 관심사다.

tvN과 OTT 티빙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원경’은 태종 이방원의 부인 원경왕후의 관점에서 태종과의 로맨스를 그려냈다. 조선 초기 이성계와 이방원의 부자 간의 권력 암투를 다뤄온 기존 사극과 달리 부부가 왕권을 함께 쟁취한 뒤 첨예하게 부딪히며 발생하는 일을 다룬다.

실제 태종은 집권 뒤 왕권 강화를 위해 외척인 원경왕후 집안의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해 남동생 4형제 숙청하고, 후궁을 들이며 경계했다. 이런 관계를 애증 관계로 접근한 방식 역시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김상호 PD는 “태종과 원경왕후가 정치적인 이유로 갈등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사랑이 깊어지는 느낌을 주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tvN에서는 15세 관람가로, 티빙에서는 19금으로 방송하며 편집을 달리한 점도 이목을 끈다. 정사 장면을 OTT에서 끈적하게 녹여낸 것 역시 ‘우씨왕후’ 이후 티빙의 차별화된 편성 전략이다.

2007년 개봉 당시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국 리메이크작 역시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등 배우들의 싱그러운 케미와 클래식한 감성의 검증된 로맨스물로 다시 한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