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쿠팡이 쿠팡맨 사태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티몬과 위메프는 내실을 다지는 행보를 보이고있어 주목된다. 2015년 3사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쿠팡은 이커머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며 업계를 주도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5600억원대 적자 규모와 ‘로켓배송’의 한계가 노출되면서 최근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런 사이 경쟁 업체는 특화된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사본 -[쿠팡 사진자료] 로고

◇흔들리는 쿠팡, 쿠팡맨 딜레마

쿠팡은 직매입·직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앞세워 경쟁사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2015년 쿠팡 김범석 대표는 올해 말까지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을 1만5000명까지 확대하고 이중 60%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맨 확대 채용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쿠팡측에 따르면 현재 쿠팡맨의 수는 3600명, 정규직 비율은 37%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부터 비정규직 직원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인원 조정에 나서면서 쿠팡맨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부 수당 지급 방식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조정해 적용한 것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일부 지역의 경우 쿠팡맨의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로켓배송’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김 대표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쿠팡맨으로부터 고소까지 당했다. 지난달 말에는 전·현직 쿠팡맨이 소속된 ‘쿠팡사태대책위원회’가 광화문에 설치된 국민인수위원회에 ‘쿠팡의 비정규직 대량해직 사태 해결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쿠팡은 현재 로켓배송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 몰렸다. 우선 쿠팡맨의 반발로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던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쿠팡맨을 확대 채용할 수도 없다. 늘어나는 인건비 비중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56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영진은 가용할 수 있는 투자금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쿠팡을 바라보는 시선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사본 -TMON BI

◇조직 정비하고 슈퍼마트 키우고

지난해 영업손실을 절반 이상 줄인 티몬은 분리돼 운영됐던 전략 부문과 영업 부문을 통합하고 유한익 CBO(최고사업책임자)가 총괄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내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을 위해서다.

티몬은 현재 슈퍼마트와 ‘티몬 투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6월 생필품 3000여종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슈퍼마트를 시작한 티몬은 올해 6월 현재 신선식품과 냉장·냉동 등도 추가해 상품수를 1만개로 늘렸다. 올해 1월 선보인 신선식품의 월 평균 8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당일 주문하더라도 지정시간에 갖다 주는 슈퍼배송의 배송정확도는 4월 기준 93%에 달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인 CU와 손잡고 편의점 픽업 서비스도 전국 8400개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픽업 서비스도 지난해 대비 이용고객이 40% 증가했다.

티몬투어는 ‘원스탑여행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국내 12개 여행사와 손잡고 실시간으로 최저가 항공권 예약발권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4월 한달간 예약자 수만도 14만명에 이른다.

위메프

◇위메프, ‘최저가’로 승부수

위메프는 가격을 무기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데이마케팅이 꼽힌다. 위메프가 매월 반복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데이마케팅은 무려 14개나 된다. 매월 1일은 ‘디지털데이’, 3일은 ‘삼시세끼데이’, 5일은‘어린이데이’, 매월 8일은 ‘자동차데이’로 정하고 관련 상품을 특가로 선보인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데이마케팅을 특가 기획전에 적극 활용하면서 고객들뿐만 아니라 각 기획전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매월 파격 특가 행사도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1월에 실시한 111데이에는 하루 254만건의 상품이 판매돼 하루 최다 판매량 기록을 세웠다. 4월에 진행한 44데이에는 구매 고객 수 40만명으로 역대 하루 구매자수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배송부문에서도 직매입·직배송 서비스 ‘원더배송’의 5월 4주차 달성율이 96.0%를 기록한 데 이어 6월 1주차에도 같은 달성률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모바일 고객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월 위메프의 모바일 고객의 비중은 80%를 넘어선 뒤 꾸준히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각종 특가 기획전을 통해 젊은층의 발길을 붙잡은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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