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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메이저리그(ML)에서 또 하나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쓰일 것인가.
야구팬을 대상으로 연 ‘스피드 챌린지’에 나섰다가 시속 154.5㎞(96마일) 마법의 공을 뿌린 뒤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은 네이선 패터슨(23)이 꿈의 데뷔전을 치렀다. 패터슨은 16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애리조나리그(루키리그)에 처음 등판해 1이닝 동안 3명의 타자를 상대로 모두 삼진을 잡아내며 마법 같은 데뷔전을 치렀다. 현지 다수 언론은 ‘ML의 새로운 동화가 시작됐다’면서 패터슨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 달 사이 벌어진 동화 같은 일이다. 패터슨은 친형인 크리스티안 패터슨과 지난달 16일 콜로라도의 홈경기가 열린 쿠어스필드를 찾았는데 현장에서 팬을 대상으로 ‘스피드 챌린지’가 열렸다. 동생 패터슨은 이날 6차례 공을 던졌는데 최고 구속이 96마일까지 나왔다. 이외에도 90~92마일 공을 지속해서 뿌리면서 남다른 재능을 뽐냈다. 형 패터슨이 동생의 투구를 영상으로 촬영한 뒤 SNS에 게재, ‘ML에서 연락하라!’는 글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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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ML 구단이 손을 내밀었다. 영상을 확인한 오클랜드에서 패터슨에게 입단 제의를 했고 지난 2일 마이너리그 계약을 전격 체결했다. 현지 언론은 ‘신데렐라 계약’으로 묘사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 선수가 된 패터슨은 2주간 다부지게 데뷔전을 준비했고 마침내 루키리그에서 진가를 보였다. 비선수 출신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LG 한선태처럼 패터슨도 생각하지 못했던 프로 마운드에 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패터슨은 고등학교 진학 초기까지 잠시 선수 생활을 한 적은 있는데 이후엔 운동을 그만두고 일반인의 삶을 살았다. 이날 데뷔전에서도 95마일의 구속을 뿌리면서 영상 속 자신의 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뉴욕포스트’는 ‘패터슨 프로 데뷔전을 지배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오클랜드와 패터슨의 서명은 그저 퍼블리시티 스턴트(이목을 끌기 위한 의도적인 행사나 연출)가 아니었다’고 했다. ‘USA투데이’도 ‘패터슨의 할리우드 같은 여정은 기어코 강렬한 스타트로 이어졌다’며 ‘패터슨 동화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소개했다.
패터슨도 SNS에 데뷔전 소감을 남겼다. 그는 “프로 데뷔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축복이었다. 첫 번째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까지 긴장했다. 크게 심호흡했고 지난 1년의 모든 노력이 이 순간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됐다”며 “지금까지 나를 도와준 가족, 친구, 동료, 코치진의 사랑과 지원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이 여정을 좋아한다. 프로에서 경쟁하려면 매일 훈련하고 집중력,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독려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