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롯데 레일리, 에이스의 무거운 어깨!
롯데 선발 레일리.|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상하리만큼 에이스만 마운드에 오르면 변비 타선이 되고 있다.

롯데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시즌 17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고도 또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레일리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면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11패(5승)째를 떠안았다.

초반 부침을 겪으면서 에이스감 투수가 아니라는 비난을 받은 레일리는 올 여름을 기점으로 ‘각성 모드’로 돌아섰다. 지난 6월에만 5경기에서 2승 무패, 방어율 1.69를 기록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쏜 그는 최근 5경기에도 4차례나 QS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타선이 침묵하면서 승리 없이 4패만 떠안았다. 롯데 타선은 8월 들어 레일리가 출전한 4경기에서 평균 1득점에 그쳤다.

롯데는 이날 1회 초 전준우가 선제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레일리의 어깨를 가볍게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차례 득점권 기회를 날렸다. 4회 초 2사 후 채태인의 안타와 민병헌의 2루타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제이콥 윌슨이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6회에도 2사 후 이대호, 채태인의 연속 안타가 나왔지만 민병헌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건 7회 초 공격. 윌슨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데 이어 안중열이 중전 안타를 터뜨리면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강로한이 병살타로 잡힌 뒤 고승민도 1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본 레일리 역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히려 8회 말 2점을 더 내준 롯데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뒤늦게 민병헌의 추격포가 터졌지만 2-4로 졌다.

이날 KT는 상대적으로 우타자에게 고전한 레일리의 투구를 고려해 강백호를 제외하고 전원 우타자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하지만 레일리는 최근 오름세를 반영하듯 변함없이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승운이 또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공필성 감독 대행은 레일리의 불운에 고사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다. 더구나 후반기 잔여 경기 6선발 체제 운영을 선언한 공 감독 대행 입장에서는 에이스의 사기가 투수진을 끌어가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가뜩이나 다시 연패 늪에 빠진 롯데 사정에서 레일리의 불꽃투가 결과를 얻지 못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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