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성민규 롯데 단장, 공필성 대행과 악수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이 4일 사직야구장에서 공필성 감독대행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9. 9. 4.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롯데 성민규 단장의 어깨가 무겁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연패에 빠져있는 선수단 구성의 기초공사를 새로 해야 한다. 밑그림 작업부터 시작해 기둥을 세워 지붕까지 얹어야 한다. 확실한 방향성이 요구된 작업이다. 손발을 맞출 감독 선임도 마쳐야 한다.

성 단장은 구단 안정화를 위해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가시적 효과를 내고 싶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조급함이 발목을 잡는다.

단장 경험자들은 대부분 업무 초반 시행착오는 각오한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있다고 말한다. 머릿속 구상을 실현하는 실무자와의 엇박자다. 겉으론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론 소통이 안되거나, 또는 요구하는 만큼 업무 진척이 안된다는 거다. 심지어 같은 구단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사이에도 불협화음은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성 단장은 분명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롯데 구단 내부에서의 입지는 넓지 않다. KBO리그는 MLB처럼 신임 단장이 2~3명의 측근과 함께 입성하지 않는다. 성 단장은 혈혈단신으로 입성했다. 그가 경영진의 후한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실무는 위가 아닌 밑에서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알력싸움이 발생할 수 있다.

수도권의 모 단장은 인내심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취임 초기를 돌아보며 “구단 발전을 위한 매뉴얼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그걸 적용하는게 어려웠다. 절대 하루아침에 되지 않았다”라며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줄이는데 필요한 시간이다.

성 단장은 KBO리그 역대 최연소 단장이다. 이대호, 손승락, 채태인과 동갑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외부에선 롯데가 드라마틱하게 바뀌길 바란다. 그 선봉에 성 단장이 서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알려진 계약기간은 3년. 전례를 보면 신임 단장이 눈에 띄는 결과를 내기에 빠듯한 시간이다.

성 단장은 발표 직후 사직구장을 찾아 감독, 선수와 만나 인사하며 첫 행보에 나섰다. 다음 행보는 같이 손발을 맞출 실무진에 대한 파악이다. 그리고 팀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구상을 매끄럽게 실현할 수 있다. 서두르면 넘어진다. 주변의 요구는 차고 넘치지만 조바심은 일단 버려야 한다. 롯데의 성공적인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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