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불가리아축구협회 트위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불가리아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이슈에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졌다.

불가리아와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 스타디온바실레브스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예선 A조 8차전에서 격돌했다. 잉글랜드가 6-0으로 불가리아를 쉽게 대파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으나, 문제는 경기 내용에 있었다. 일부 홈 팬들이 타이론 밍스, 라힘 스털링, 마커스 래시포드 등 잉글랜드 소속의 흑인 선수들에 원숭이 흉내를 내고 야유를 하는 등 인종차별적 행위를 했다. 앞서 불가리아 원정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시 경기 중단을 감수할 것이라고 선언했던 잉글랜드는 실제로 두 차례 경기를 끊었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필두로 심판진에 강력 항의했다. 일부 팬들이 퇴장당하면서 경기가 속행됐으나, 나치식 경례를 하고 ‘No Respect’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발견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이 소요 속 보리슬라프 미하일로프 불가리아 축구협회장이 옷을 벗었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가 직접 나서 이날 있었던 사태에 대해 회장이 사임할 것을 명했고, 그는 바로 축구협회 집행위원회에 즉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의 불명예 퇴진 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20명의 경찰관들이 소피아에 위치한 불가리아 축구협회(BFU)에 들이닥쳐 일부 심판들에 대한 서류를 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에 관한 자체 징계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UEFA도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인종 차별 행위를 이유로 BFU를 기소했고 공식 성명서를 통해 징계 절차에 대해 발표했다. 알렉산더 세페린 UEFA 회장은 ‘인종차별주의자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우리는 축구에서 이 질병을 제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축구협회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품위와 명예라는 이름 아래 각국 정부와 손잡고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종 차별과 관련된 징계 규정 제14조에 따르면 UEFA는 불가리아에 무관중으로 한 경기를 치르게 하고 5만 유로(약 6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예외 조항에 따른다면 재경기, 몰수패, 승점 차감, 실격 등 추가 징계 조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성명서를 내고 “차별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축구에서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있을 수 없다. 불가리아-잉글랜드전에서 발생한 사건을 가장 강력한 목소리로 규탄한다”며 무관용 원칙과 강력한 제재를 시사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축구에서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그 시작 단계로 징계를 받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다시는 축구장에 들어올 수 없도록 영구 출입 금지를 시키는 방안을 제안한다. 우리는 이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에서 실행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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