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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2019년 마지막 과제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정 회장은 올해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굴곡 있는 시간을 보냈다. 초반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4월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의원직을 상실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 연임에도 실패했다. 중동의 유력 실력자들에 밀려나면서 국제 축구계에서의 존재감을 상실하는 결과였다. 국내 축구계에서는 정 회장이 내년 열리는 축구협회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FIFA 평의회 의원직을 상실하고, AFC 부회장 연임을 놓친 것은 스포츠 외교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기에 정 회장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정몽준 전 회장이 FIFA 부회장을 지내는 등 국제 축구계에서 입김을 과시했던 것과 대조되는 행보라 아쉬움이 더 컸다.
좋은 일도 있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찾아온 A대표팀의 인기가 올해까지 이어져 7경기 연속 매진이라는 흥행에 성공했다. 연령대 대표팀의 성공도 눈에 띄었다. 지난 5~6월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정정용호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브라질에서 개막했던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는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협회가 정 회장 체제에서 꾸준히 실행해 온 골든에이지의 성과가 일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선정하는 과정에서 축구협회 주가가 크게 뛰었다. 전국의 지방기관에서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 만큼 인기가 폭발했다. 정 회장에게 어느 때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여기에 여자축구 스폰서로 신세계그룹을 유치해 5년간 100억원의 후원 약속을 이끌어냈고,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이 순조롭게 이행되는 등 여러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임기를 보내고 있다.
다사다난 했던 2019년을 보낸 정 회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회장인 그는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부산은 2016년 2부리그로 강등 당했다. 당시 정 회장은 팀의 최고 책임자로서 팬 사이에서 큰 지탄을 받았다. 자신 명의의 사과문을 올릴 정도로 흑역사가 된 사건이었다. 정 회장은 부산의 빠른 승격을 약속했지만 팀은 여전히 2부리그에 머물고 있다. 부산은 지난 두 번의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모두 고배를 마시며 승격에 실패했다. 이번엔 3수에 나서는 셈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부산과 안양의 K리그2 PO를 구덕운동장 현장에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관심 있게 이번 승격 도전을 관찰하고 있다. 구단은 물론이고 자신의 명예도 걸린 일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승격이 간절하다. 부산과 경남의 승강 PO 두 경기는 5일 부산, 8일 창원에서 열린다. 정 회장의 2019년 마지막을 장식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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