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삼현
사퇴를 표명한 대한당구연맹 남삼현 회장.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남삼현 대한당구연맹(KBF) 회장이 프로당구협회(PBA)와 맺은 상생 협약안이 총회에서 부결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

KBF와 PBA 상생협약 세부안은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BF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돼 표결에 들어갔다. 이날 18명 대의원 중 16명이 참석했는데 찬성 2표, 반대 14표로 나오면서 부결됐다.

앞서 지난 2월 1년 가까이 선수 수급 등을 두고 갈등을 겪은 KBF와 PBA는 당구 종목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KBF 선수위원회는 양 단체가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선수의 목숨과 같은 경기인등록규정과 관련해 선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세계캐롬연맹(UMB) 규정을 근거로 KBF가 PBA 이중등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징계를 매긴 점을 언급하며 “1년간 KBF에 잔류한 선수의 신뢰를 저버린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KBF 집행부 임직원이 총회에서 PBA와 상생협약 과정을 두고 선수에게 허위로 보고하며 조직사유화와 직권남용 등을 저질렀다면서 남 회장 등 임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거리 시위를 벌여왔다.

KBF는 UMB와 무관한 국내 양 단체간의 협약이라면서 등록 선수 간의 교류 장을 넓히고 출전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이어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KBF 대의원총회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반대표가 쏟아지면서 PBA와 상생협약안 추진은 가시밭길에 놓이게 됐다. 총회에 참석한 남 회장은 대다수 대의원 반대 분위기가 형성된 것에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F는 올해 PBA와 상생협약 뿐 아니라 스포츠클럽디비전 2020년 공모에서 당구 종목이 선정되면서 디비전 시스템 도입 원년을 맞이한다. 산재해 있던 전문 및 생활체육 대회를 통합하고 클럽 및 용품 인증제 등을 통해 당구 산업 새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남 회장의 급작스러운 사퇴 선언으로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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