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키움 손혁 감독이 지난 5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전력분석팀 자료를 보고 있다.고 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다. 하지만 결코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몇 개월 동안 실전은 커녕 팀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새 외국인선수를 찾는 키움이 주목받고 있다.

일찌감치 결단을 내렸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테일러 모터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당초 내외야를 두루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기대 받았던 모터는 10경기 동안 타율 0.114 OPS(출루율+장타율) 0.335 1홈런 3타점 에러 2개를 기록한 후 한국을 떠나게 됐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지난달 31일 “모터와 애매한 상황을 이어가느니 빨리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감독님과도 새 외국인선수가 올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키움은 개막전부터 모터를 3루수로 기용했다. 모터가 2군으로 내려간 이후에는 김혜성, 김하성, 김주형 등이 핫코너를 맡았다. 3루수로 기대받고 있는 김웅빈도 지난달 29일 부상에서 복귀해 시동을 걸었다. 새 외국인선수 영입에 앞서 이들이 3루를 책임지는 게 키움의 우선과제다..

물론 가장 큰 과제는 새 외국인선수 영입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미국 야구가 완전히 중단됐고 해외 출국도 어렵다. 선수의 컨디션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에서 영입을 진행해야 한다. 영입 후 2주 자가격리로 인해 합류시기도 늦을 수밖에 없다. 김 단장은 “최근 미국은 야구를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무더기로 방출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만큼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은 분명 많다”면서도 “하지만 선택 또한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일단 우리가 작성해놓은 리스트를 중점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영입을 진행할 계획이다. 비디오를 요청해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막연한 메이저리그(ML) 상황으로 인해 기대했던 것보다 뛰어난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ML 선수들은 올해 연봉 삭감이 확실시 된다. 상당수는 KBO리그 외국인선수보다 연봉이 적을 전망이다. 김 단장은 “현재 ML 사무국과 선수협이 시즌 재개를 놓고 협의 중이다. 50인 로스터, 26인 액티브 로스터로 시즌이 진행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쨌든 ML 각 구단은 선수단을 정리하게 될 것이다.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리는 선수 중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26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선수를 이적료를 주고 데려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영입시 고려할 우선순위는 역시 타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늘 그랬듯 공수 모두가 뛰어난 센터라인 내야수나 중견수는 구하기 힘들다. 김 단장은 “둘다 잘 하는 선수는 미국에서도 귀하다”면서도 “일단 선수부터 결정하고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예산은 맥시멈까지도 보고 있다. 모터도 영입 당시 1순위 후보는 아니었다. 모터가 적응하지 못하면 다른 선수를 준비한다고 감독님께도 말씀을 드렸었다”며 “어쨌든 정보가 많을수록 실패 확률은 낮아지는 것 아닌가. 그래도 야수를 데려오는 만큼 투수보다는 영입 후 필요한 시간이 적을 것이다. 2주 자가격리 후 일주일 2군 경기에 출장하면 1군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 입국 후 팀 합류까지 3주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몇 년 동안 시즌 중 제이크 브리검과 제리 샌즈를 데려와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에 성공한 바 있다. 둘다 영입 당시 몸값이 높은 선수는 아니었으나 대반전을 이뤘다. 그만큼 키움은 외국인선수 자료가 풍부하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가장 먼저 대체 외국인선수 카드를 뽑은 키움의 행보를 많은 구단들이 주시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