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연배우였던 아놀드 슈워제네거(74)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최근 미국 의사당 폭동 사태를 나치 독일에 비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슈워제네거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난 오스트리아에서 자랐고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1938년 나치가 유대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대규모 약탈, 방화 사건이다.
그는 당시 나치가 오늘날의 "프라우드보이스와 같은 존재"였다며 "지난 수요일은 미국판 '수정의 날'이었다"고 비유했다. 프라우드보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극우단체로 지난 6일 의회 난동에 대거 참여했다.
슈워제네거는 "폭도들은 단지 의사당 유리창을 깨뜨린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시하던 신념을 산산조각냈다"며 "그들은 미국 민주주의 전당의 문을 부쉈을 뿐만 아니라 건국원칙까지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 사람들을 거짓으로 오도해 쿠데타를 추진한 것"이라며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실패한 리더"로 규정하며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슈워제네거는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어 TV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의 진행을 맡았던 그는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하차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슈워제네거를 조롱하는 트윗을 올리자, 슈워제네거가 대통령직에 전념하라고 맞받아치면서 두 사람은 앙숙이 됐다.
이후 슈워제너거는 기회가 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과 반이민 정책, 환경규제 철폐 등을 공개 비판해왔다.
사진출처| 아놀드 슈워제네거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