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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서영기자] 프로 선수에게 프리에이전트(FA) 기회만큼 더 큰 동기부여는 없다. 오죽하면 FA를 앞둔 선수들은 금기시되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처럼 반전 활약을 펼쳐 ‘FA로이드’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롯데는 2021시즌을 끝으로 손아섭(32), 민병헌(33), 정훈(33)이 FA자격을 획득한다. 2+2계약 2년 차로 접어든 안치홍(30)도 올해 성적으로 잔류 가능성을 확인한다. 손아섭, 민병헌, 안치홍의 연봉 총액은 34억9000만원으로 2020시즌 롯데 총연봉에 3분의 1을 넘어선다. 2022시즌 대박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올해가 중요하다.
팀 내 이대호 다음으로 연봉 2위인 손아섭은 지난해 타율 0.352, 190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에 불을 붙이는 등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장타율(0.493)과 출루율(0.415)도 모두 4할대를 넘겼다. 정훈도 111경기 타율 0.295 58타점 72득점, 특히 121안타를 때려내 2019시즌(43개) 대비 상승했다. 반면 민병헌과 안치홍은 기대를 밑돌았다. 민병헌은 109경기 타율 0.234 72안타 2홈런 23타점 42득점에 그쳤다. 안치홍도 124경기 타율 0.286 8홈런 54타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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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 요건을 채우고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려면 그만큼 돋보이는 성적을 내야 한다. 그 때문에 FA를 앞둔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예비 FA선수들은 선수 성적뿐만 아니라 팀 성적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손아섭과 정훈은 팀의 주축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FA 대박을 예고했고, 이번 시즌 커리어하이를 작성할지 주목된다. 반면 부진으로 다소 주춤했던 민병헌과 안치홍은 올시즌 만회해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롯데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총연봉 1위에 올랐다. 고액 연봉자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다. 주로 롯데의 고액 연봉자들은 FA계약을 통해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다. 2019시즌 팀이 16년 만에 최하위로 떨어졌을 때도 그들은 삭감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0시즌 롯데는 투자에 실패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올해 외부 영입에도 관심 없던 롯데는 이대호 잔류에만 신경 쓰고 있다. 새로운 얼굴의 합류가 아니라면 기존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nams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