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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울산현대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김도훈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의 산증인인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첫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3년 6개월 만에 현장 지도자로 돌아온 홍 감독은 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에 있는 아흐메디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FIFA 클럽월드컵 개막전(6강전)에서 티그레스(멕시코)를 상대한다.

홍 감독은 선수 시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특히 한.일월드컵 때 주장 완장을 달고 4강 신화의 주역으로 뛰었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도자로 데뷔한 2006년에도 곧바로 대표팀 코치로 합류해 독일월드컵 본선을 경험했다. 이후 연령별 대표팀 감독직에 앉은 그는 2009 U-20 월드컵 8강 진출을 해내면서 ‘월드컵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그러다가 A대표팀을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했다. 국내에서 선수 및 지도자로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을 홍 감독보다 많이 경험한 이는 없다. 그런 그도 클럽월드컵은 처음이다. 이 대회는 대륙 챔피언이 돼야 출전권을 따낼 수 있기에 홍 감독 축구 인생에서 또다른 도전의 장이다.

홍 감독은 “클럽월드컵은 클럽으로 참가하는 아주 권위 있는 대회다. 개인적으로 이 대회에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물론 이건 내가 이룬 게 아니라 울산과, 전 김도훈 감독 업적 덕분이다. 내가 참가해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울산의 우승을 이끌며 클럽월드컵 출전권을 안겼다. 그리고 4년 계약 기간을 채우고 지휘봉을 놓았다. 이후 홍 감독이 부임했는데 전임 사령탑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느끼게 했다.

홍 감독은 “티그레스에 대해 충분히 파악했다. 최근 경기까지 전력분석을 마쳤다. 굉장히 강하고, 선수 개개인 능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경계했다. 특히 선수 시절부터 각급 대표팀 지도자를 하면서 멕시코와 여러 차례 겨룬 것을 떠올렸다. 그는 “선수 시절에 멕시코 팀과 많이 경기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한 나라고, 축구도 아주 잘하는 나라다. 우리가 자주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가 부임 이후) 약 20일 정도 훈련했다. 어떻게 보면 부족한 시간이고 완벽하게 준비할 수 없는 시간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큰 노력을 했고, 그 기간 피지컬과 경기력 측면을 함께 끌어올렸는데 다행히 부상자가 1명도 안 나왔다. 그래서 내일 경기는 현재 전력에서 100%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의 강점을 묻는 말엔 “최근에 우승했다는 자신감”이라며 “물론 다른 참가 팀도 비슷하지만, 우리도 불과 한 달 전에 ACL에서 챔피언이 됐기에 자신감을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