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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산 탱크’ 최경주(51·SK텔레콤)는 지천명(知天命)을 넘었음에도 꿈을 꾼다. 그는 “골프는 실수를 해야 다음 단계로 간다. 인생도 마찬가지”라며 “나보다 형님들을 이기려면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스스로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더 더져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주가 모처럼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16일 던롭스포츠코리아가 마련한 줌 화상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올해는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일어나는 해가 될 것이다. 건강하게 한해를 보내시라”고 말했다.
PGA투어 8승을 포함하 전세계 투어를 통해 28승을 따낸 최경주는 올해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모든 클럽을 교체했다. PGA투어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내년에도 시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는 “1999년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했을 때에는 멋모르고 달려들었다. 2000년부터 PGA투어 무대를 밟았으니 올해로 21년째인데, 챔피언스투어로 가기에는 아쉬움이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PGA투어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세계랭킹 125위 안에 이름을 올려 PGA투어 시드를 내년에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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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커리어 상금 순위 카테고리로 PGA투어 시드 1년을 보장받았지만, 내년에도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13일(한국시간)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2라운드 합계 3오버파 147타로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매 대회 도전과 마주하고 있다. 그는 “(PGA투어 시드 유지가) 결코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꾼 클럽도 만족도가 높다. 최경주는 “예전에도 스릭슨 클럽을 사용해봤기 때문에 클럽 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테스트 클럽으로 볼을 쳐보니 예전보다 묵직한 맛이 있고 스핀도 잘 먹더라. 클럽을 바꾼 뒤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최경주가 가장 신경쓰는 클럽은 아이언이다. 그는 “투어에서는 아이언 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 아이언은 드라이버나 우드보다 탄도나 구질 등을 더 정교하게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바꾼 스릭슨 ZX-7 아이언은 최근 한 두 라운드 잘못쳐서 주춤하고 있지만 확실히 좋아진 느낌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모든 중년들의 로망이다.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이다. 최경주는 “챔피언스 투어는 사실 좀 외롭다. 좋은 조건이기는 하지만, PGA투어에 정이 더 많이 가는게 사실”이라며 “챔피언스투어는 좀 더 있다 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챔피언스투어에 동양인 선수가 없어 외롭다”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PGA투어에서 꿈을 꾸는 수 많은 후배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
최경주는 “골프는 실수를 해야 다음 단계를 간다. 인생도 자꾸 실패를 해봐야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는가. 나도 실패를 통해 연구하고 노력한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실수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