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과 트래블 버블 첫 협정
국토교통부가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에 합의했다고 밝힌 직후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직원들이 본사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변이’가 확산되면서 여행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백신접종 확대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추진으로 서서히 여행 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또다시 악재에 휘말리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내 여행사들은 최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그러나 아직은 얼어붙은 여행심리를 녹일 수 있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좋아지지는 않은 탓에 예약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괌·사이판 여행 상품을 내놨지만 7∼8월 예약은 많지 않다. 출시한 스위스 여행상품도 예약은 거의 없다. 다만 신혼여행 상품 수요가 생기면서 몰디브나 하와이 여행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모두투어 역시 마찬가지다. 7월 말 이후 주 1회 사이판으로 떠나는 여행 상품을 내놓았지만 예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주 토요일 스위스로 여행을 가는 상품도 예약이 거의 없다. 추석 연휴에 괌이나 사이판을 여행하는 상품의 경우 30% 예약이 이뤄진 것이 불행중 다행이다.

여행업계는 아직은 백신 접종자가 대부분 고령층이라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해외로 나가는 항공 노선도 이제 막 재개되는 상황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예약 실적을 볼 때 7∼8월 해외여행 특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6일 ‘트래블 버블’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같은 달 30일 사이판과 첫 협정을 맺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 사이에서 격리를 면제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단체여행객에 한해 트래블 버블을 허용할 계획인데 사이판 여행은 7월 말~8월 초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델타 변이로 인한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가별로 이동 통제가 다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의 트래블 버블 추진 계획 발표 직후 여행사에 해외여행 상품 문의가 급증했다가 최근에는 다시 급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9월 추석 연휴 이후에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델타 변이의 확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