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시즌 내내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리그에 한 획을 제대로 긋는다. 아직 만 20살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KIA 김도영(21) 얘기다.
김도영은 올시즌 KBO리그 ‘아이콘’이며 ‘슈퍼스타’다. 2022년 1차 지명자. 2년간 부상 때문에 애를 먹었다. 올해는 아니다. 한 번도 1군에서 빠지지 않았다. 재능이 확실한데 출전도 꾸준하다. 기록이 좋은 건 당연하다.
단순히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역사에 남을 시즌을 만들고 있다. 국내 선수 가운데 누구도 하지 못한 40홈런-40도루가 눈앞이다. 2015년 에릭 테임즈(NC)만 만든 기록이다.
22일 광주 삼성전에서 38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도루도 성공했다. 이쪽은 시즌 40번째다. 40-40의 한 축을 맞췄다. 다른 한 축도 거의 다 세웠다.
시즌 전 김도영이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재능이야 확실하다. 1차 지명으로 설명은 끝이다. 제대로 ‘이종범의 재림’이다. 과거 혼자 경기를 지배하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주목할 점은 또 있다. 김도영이 아직 만 20살이라는 점이다. 2003년 10월2일생. 곧 만 21세가 된다. 젊다 못해 어리다. 그만큼 앞길이 창창하다.
이는 곧 ‘40-40’이 올시즌 단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도 된다. 리그에서 가장 잘 치고, 잘 뛰는 선수다. 볼넷도 잘 고른다. 수비는 아직 좋아져야 하지만, 공격력으로 덮고도 남는다.
‘40-40’은 역대 딱 한 명만 만든 기록이다. 대신 ‘30-30’으로 범위를 넓히면 여러 차례 만든 이가 있다. ‘리틀 쿠바’ 박재홍이다.
데뷔 시즌인 1996년 30홈런-36도루를 쐈다. 3년차인 1998년에는 30홈런-43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2000년 32홈런-30도루로 세 번째 ‘30-30’을 달성했다. 김도영 이전 ‘40-40’에 가장 가까운 남자였을지도 모른다.
일단 한 번이라도 해야 다음도 있다. 김도영이 그렇다. 올시즌 40-40 고지를 밟는다면 당장 2025시즌에도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물론 어려운 기록이다. 메이저리그(ML)에서도 2회 이상 기록한 이는 없다. 올시즌 김도영의 모습을 보면 기대감을 품기 충분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