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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KBO는 왜 욕 먹을 각오를 했을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표적은 두 군데다. 우선 리그중단의 원인을 제공한 NC와 두산이다. 양 구단은 리그 전체를 멈추게 한 책임이 크다. NC 일부 선수는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시는 14일 심층역학조사 결과 NC선수들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추가 역학조사도 가능한 상태다.
그리고 리그중단을 결정한 KBO도 비난을 피하지 못한다. 원칙을 고수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KBO의 코로나19 통합매뉴얼에 따르면 ‘확진선수 발생시 대체선수로 중단없이 리그를 운영한다’고 되어 있다. 1군선수가 빠지면 2군선수로 빈자리를 채운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KBO이사회는 지난 12일 격론 끝에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그 결정과 함께 1군 엔트리 중 50% 이상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 발생시 2주간 해당경기를 순연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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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리그 중단 이후 쏟아지는 비난을 예상했다. 그럼에도 리그 중단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확산추세의 코로나19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판단했다. NC와 두산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아직 명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확진선수의 경우 무증상이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KBO 관계자는 “NC와 두산에서 확진자가 나왔지만, 다른 구단도 안심하지 못하다. 일주일 더 쉬면서 안정세를 기다리는게 낫다고 봤다. 이래저래 욕 먹겠고 비판 받더라도 멈추는게 현명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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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기준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1615명이다. 최근 일주일 1000명 이상 발생 중인데 1615명은 최고점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노년층 보다 젊은층 위주로 재확산 기미가 높아지며 국방부는 올해 예비군 소집훈련도 취소했다.
KBO이사회가 리그 중단을 선언한 이유에는 사회적 화두인 공정도 포함된다. 실제 KBO 실행위(단장회의)와 이사회(사장단회의) 테이블에서도 “NC,두산이 정상 전력이 아니기에 공정한 경기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올라왔다.
특히 리그1위 KT 수뇌부가 강하게 주장하며 리그 중단에 힘을 실었다. 상대팀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이는 후반기 순위싸움에 김이 빠지면 안된다는 대승적 판단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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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그중단은 양날의 검이다. 결과적으로 KBO 이사회가 NC,두산의 편의를 봐준게 아니냐는 비난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데일리 스포츠를 원하는 팬들의 기대도 무너뜨렸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팬들에게 사과하며 “양 팀을 살려준게 아니다. 리그전체의 정상적인 운영에 중심을 둔 것으로 이해해 달라. KBO는 전체적인 방향을 보는게 맞다고 판단했다. 올시즌 완주와 선수단내 코로나19의 경각심 고취도 고려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KBO 이사회는 현 상태를 천재지변 급으로 파악하고 리그중단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NC와 두산발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