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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현대모비스 선수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음에도 경기가 진행된 현대모비스와 SK전 모습. | KBL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막연히 지침만 따르다가 커다란 구멍이 났다. 지난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SK 경기에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코트를 밟았다. 그러면서 당시 경기를 소화한 모두가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결국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16일 시즌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경기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15일 경기를 앞두고 연기를 요청했다. 경기에 앞서 선수단에서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선수도 있었기 때문에 경기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엔트리 구성이 가능했고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6명이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경기 후 나온 검사 결과에서 6명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구는 신체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스포츠다. 오미크론 전파력까지 고려하면 선수는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다. 15일 경기 후 적신호가 켜진 SK는 16일 병원에서 일제히 PCR 검사에 임했다. 늦어도 17일까지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이미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선수도 있는 것을 알려졌다.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선수들은 각자 SNS를 통해 호소하듯 아쉬움을 전했다. SK 최준용, KT 허훈, DB 허웅 등이 일제히 KBL의 경기 강행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결국 KBL은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원주 DB와 전주 KCC, 서울 삼성과 서울 SK, 창원 LG와 서울 삼성 3경기를 연기한다. 또한 17일과 18일에 열릴 예정인 D리그 3경기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이번 연기로 브레이크 기간이 사실상 앞당겨지게 됐다. 정규리그 경기는 3월 2일 재개될 예정이다. KBL은 이사회 등을 통해 연기된 경기 일정 조정을 포함한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는 18일부터 소집하는 대표팀도 문제다. 대표팀 소집에서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가 있으면 구성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대표팀 14명 중 현대모비스 소속은 1명, SK 소속은 2명이다. 2023 농구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고심 끝에 엔트리를 확정지었는데 훈련도 못해보고 선수를 교체할 수도 있다. 24인 예비 명단에 자리한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2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조기 종료되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던 KBL이 다시 위기와 마주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