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행사\' 현수막 붙은 둔촌주공 재건축 공...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됐다. 시공단은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공사장 곳곳에 내걸며 공사장 전체에 대한 전면 출입 통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조합과 시공단의 마찰로 결국 파국을 맞았다. 과거 공사비를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공정률이 52% 넘은 상황에서 시공단은 지난 15일 0시부로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시공단은 공사 현장에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켰다. 재건축 공사가 절반 이상 진척된 상황에서 중단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더해 ‘유치권 행사’라는 강수를 뒀다. 시공단은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공사장 곳곳에 내걸며 공사장 전체에 대한 전면 출입 통제에 들어갔다.

조합과 시공단은 과거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둔촌주공 전(前) 조합장은 자재 고급화와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2019년 12월 조합원 임시총회를 거쳐 이듬해인 2020년 6월 시공단과 공사비를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새 조합 집행부는 당시 조합장이 해임되는 등 시공단과 이전 조합이 맺은 계약은 법적·절차적으로 문제가 많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공사 계약 변경이 조합 총회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합의 입장도 강경하다. 조합 측은 지난 16일 시공단과의 과거 공사비 증액 계약과 관련한 조합 임시총회 의결을 취소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또한 조합 측은 서울동부지법에 공사비 증액 변경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조합은 특히 시공단의 공사 중단 기간이 10일 이상 계속되면 계약 해지를 추진하는 등 ‘시공사 교체’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둔촌주공 재건축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초대형 정비사업이다. 조합은 애초 올해 상반기 내 4786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사 전면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분양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양측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최근 10여 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서로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만 재차 확인했다. 이번 갈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양측 모두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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