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삼성 ‘내야 사령관’ 김상수(32)에게 두 번째 기회가 왔다. 첫 FA 때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에는 상황이 괜찮다. 유격수 자리를 되찾았고, 반등도 했다. 주변 여건도 나쁘지 않다. 숨은 ‘인기 FA’로 꼽힌다. 대박을 바라볼 수 있다.
지난 200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김상수는 데뷔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삼성 왕조의 주역이자 내야의 지휘자로 군림했다. 2018시즌 후 FA가 됐고, 삼성과 3년 18억원에 계약하며 푸른 유니폼을 계속 입었다.
아쉬움은 있었다. FA 직전 몇 년간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하락세를 탄 것이 뼈아팠다. 2019년 이학주가 입단하면서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도 옮겼다. 여러모로 시련의 계절을 보낸 셈이다.
이후 2020년 타율 0.304, 5홈런 47타점, OPS 0.798을 만들며 살아났다. 수비 부담을 덜면서 공격이 살아났다. 그러나 2021년 다시 타율 0.235로 주춤했고, 2022년에도 부상으로 인해 72경기 출전이 그쳤다. 타율 0.251에 OPS 0.628이다.
|
대신 2022년은 속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전반기 20경기, 타율 0.164였는데 후반기는 52경기, 타율 0.290을 찍었다. 특히 8월에 박진만 감독이 대행으로 온 이후에는 원래 자리인 유격수로 돌아왔다.
당시 대행 신분이던 박 감독은 “김상수가 유격수로 나가면서 활기찬 모습이 보인다. 못 잡을 공이라도 슬라이딩을 해서 몸을 날린다. 그런 것들이 벤치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 팀에서 유격수로서 가장 안정적이다”고 강조했다. 김상수도 “생각해보면 좋을 때는 항상 내가 유격수를 봤다.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2022년 ‘유격수 김상수’로 한정하면 타율 0.301, 1홈런 15타점, OPS 0.700이 된다. 안정된 수비에 공격까지. 리그 최고를 논할 수는 없지만, 어느 팀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유격수다.
2022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두 번째다. 첫 FA 당시에는 아쉬웠다. 3년 총액 18억원이었지만, 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7억5000만원에 인센티브 최대 4억5000만원이 붙었다. 보장액은 13억5000만원이 전부다.
|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1990년생으로 많은 나이가 아니다. 유격수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2루도 꽤 길게 봤고, 3루까지 소화했다. 김상수의 또 다른 가치다.
게다가 이번에는 내야수가 필요한 팀이 제법 된다. 심우준에 군에 입대하고, 박경수도 은퇴가 그리 멀지 않은 KT가 있고, 몇 년째 유격수 고민을 하고 있는 롯데가 있다. 이 두 팀이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벌써 나왔다.
삼성 또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상수를 허투루 대할 수 없다. 이재현이 차기 유격수로 꼽히고, 김영웅, 김지찬까지 젊은 자원들이 줄줄이 있지만, 김상수를 오롯이 대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전 김상수를 두고, 젊은 야수들을 육성하는 쪽이 더 자연스럽다.
경쟁이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쟁이 붙으면 가치도 오른다. 4년 전에는 눈물을 삼켰다. 이번에는 아니다. 김상수에게 기회가 왔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