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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대이동의 계절이다. 프리에이전트(FA) 역사상 이렇게 많은 이동이 있었나 싶다.
FA시장이 뜨겁다. 액수도 액수이지만, 각 팀 프랜차이즈급 선수들이 연쇄이동했다. LG 안방마님 유강남이 롯데(4년 80억원)로, KIA가 야심차게 영입했던 박동원이 LG(4년 65억원)로 이동하며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연쇄반응이 쏟아졌다. NC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양의지가 친정인 두산(4+2년 152억원)으로 돌아오자, 두산 안방을 지키던 박세혁이 NC(4년 최대 46억원)로 둥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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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 물리는 이동은 야수로 번졌다. 야수 최대어로 분류된 LG 채은성이 한화(4년 90억원)와 계약하자 NC 노진혁이 롯데(4년 50억원)로 삼성 김상수는 KT(4년 29억원)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SSG 투수 이태양은 친정팀 한화(4년 25억원)로 돌아갔고, 퓨처스FA였던 이형종도 4년 20억원에 고척 스카이돔에 입성했다. NC 박민우(5+3년 140억원) 한화 장시환(3년 9억3000만원) SSG 오태곤(4년 18억원) 등 원소속팀에 잔류한 선수를 포함해 13명의 몸값만 749억3000만원(최고액 기준) 규모다.
FA 이동이 활발한 건 내년부터 시행하는 샐러리캡 영향이 크다. 구단당 선수단 연봉 상한액은 114억2538만원으로 제한해 부자구단이 우수한 선수를 싹쓸이하는 것을 방지했다. 한화가 124억3000만원을 투자했고, 키움이 선수 두 명을 영입하는데 45억원이나 투자한 것도 놀라운 일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던 두산도 양의지 영입에 152억원을 쓰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국내 대표 짠돌이 구단으로 꼽힌 롯데도 선수 두 명을 영입하는 데 130억원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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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캡 못지않게 눈에 띄는 점은 ‘움직이는 구단주’가 늘었다는 점있다. 올해 SSG 정용진 구단주가 활발한 야구단 마케팅으로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KBO리그 최초로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전부터 시즌 종료일까지 1위 유지) 우승을 일구더니 한국시리즈(KS)까지 제패해 챔피언으로 올라서며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98만명 이상 불러 보았다. 문학에서 치른 KS 네 경기가 모두 매진됐으니, 홈 관중 100만명을 돌파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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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구단주는 통합우승 뒤 랜더스 우승 ‘쓱세일’을 전개해 유통시장에 새로운 마케팅 모델을 제시했다. 계열사인 이마트는 세일 기간 중 몰려드는 인파 탓에 강제 휴업했을 정도다. “야구와 본업을 연계해 세상에 없던 야구단을 만들겠다”던 정 구단주의 외침은 2년 만에 현실이 됐다. 물론 김광현(151억원) 추신수(27억원) 등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한 데다 라커룸을 메이저리그식으로 바꾸는 등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돈을 쓰면 성적을 내고, 성적을 내면 본업과 연계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롯데 신동빈, 두산 박정원 NC 김택진 등 구단주가 전면에 나서 자금을 동원하고, 선수를 접촉하는 이벤트가 올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