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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지난 스토브리그의 아쉬움을 날려버리듯 철저하면서도 신속하게 결과를 냈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된 것은 아니지만 다가오는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다음 스토브리그에서도 강자가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샐러리캡부터 여전히 여유가 있다. 예전과 다른 겨울을 보내고 있는 한화 얘기다.
한화는 지난 29일 베테랑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오선진과 최대 2년 4억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외부 FA 3명 영입 한도를 채웠다. 오선진에 앞서 채은성과 6년 최대 90억원, 이태양과 4년 25억원에 사인했다. 내부 FA 장시환과도 3년 최대 9억3000만원에 계약하며 이번 FA 시장에서 총 128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총액으로 보면 엄청나지만 샐러리캡 한도까지는 공간이 넘친다. FA 계약금은 샐러리캡에서 계약기간으로 나눠 계산한다. 채은성의 계약금 36억원 또한 계약기간 6년으로 나눠 매년 6억원씩 팀 연봉에 포함된다. 채은성이 앞으로 인센티브 포함 90억원을 모두 수령한다고 가정하고 단순히 연봉을 계약기간 6년에 맞춰 나누면, 한화 팀 페이롤에서 6년 동안 채은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억원이 된다.
한화는 2022시즌 기준 연봉 상위 40인 총액 50억9546만원을 기록했다. 9번째로 돈을 적게 쓴 구단이었고 샐러리캡 기준선인 114억2638만원까지 공간이 크게 남아있다. 이번 겨울 채은성과 더불어 양의지까지 2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도 여유로운 샐러리캡에 있다.
샐러리캡 여유는 앞으로도 유지된다. 2023시즌 팀 페이롤에 채은성 15억원, 이태양 6억2500만원, 장시환 3억1000만원, 오선진 2억원을 더하면 26억3500만원이다. 고과산정으로 기존 선수들의 연봉이 오른다고 해도 팀 연봉 상승 규모는 2022시즌 대비 30억원 내외가 될 것이다. 샐러리캡 기준선까지는 34억원 가량의 공간이 남아있다.
물론 마냥 지속적인 투자를 장담할 수는 없다. 결과도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탈꼴찌를 외치는 것보다 야구에 임하는 자세, 그리고 한화가 지닌 확실한 장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채은성을 중심으로 클린업이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거나, FA 계약을 맺은 베테랑 투수들이 한화 유망주 투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는 모습을 증명해야 한다.
조각은 하나둘 맞추고 있다. 건강히 시즌을 소화하는 문동주는 3, 4년 내로 안우진과 같은 기량을 뽐낼 수 있다. 김서현은 그동안 한화에 없었던 오른손 클로저가 될 수 있다. 노시환과 정은원에게만 관심이 쏠리곤 했는데 앞으로는 볼만한 선수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이 된다면, 다음 스토브리그에서도 굵직한 행보를 펼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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