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L-ENG-FACUP-PRESTON-TOTTENHAM
토트넘 손흥민이 29일(한국시간) 영국 프레스턴 딥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FA컵 32강전 프레스턴 노스 엔드(2부 소속)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이반 페리시치 등 동료와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프레스턴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침묵을 이어가던 손흥민(31·토트넘)이 마침내 미소를 되찾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은 ‘반전의 무대’가 됐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프레스턴 딥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FA컵 32강전 프레스턴 노스 엔드(2부 소속)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선제 결승골 포함, 2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이적생’ 아르나우트 단주마의 쐐기포까지 더해 3-0 대승하면서 16강에 올랐다.

손흥민은 ‘공격 파트너’ 해리 케인이 결장한 가운데 선발 85분을 소화하면서 지난 5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 경기 이후 24일 만에 골 맛을 봤다. 또 멀티골을 터뜨린 건 지난해 10월13일 열린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이후 108일 만이다. 그는 올 시즌 현재까지 공식전 27경기(EPL 19경기·FA컵 2경기·챔피언스리그 6경기)를 소화하면서 8골3도움(EPL 4골3도움·FA컵 2골·챔피언스리그 2골)을 기록 중이다.

이날 네 차례 유효 슛을 만들어내며 이전보다 나은 슛 감각을 뽐냈다. 손흥민은 후반 5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장기인 왼발 감아 차기 슛으로 골문을 갈랐고, 후반 24분엔 이반 페리시치의 절묘한 뒤꿈치 패스를 이어받아 문전에서 왼발 터닝 슛으로 두 번째 득점을 해냈다. 양발을 가리지 않는 예리한 슛이 전체적으로 살아난 경기였다.

Britain Soccer FA Cup
프레스턴 | AP연합뉴스

모처럼 멀티골 결정력을 뽐낸 손흥민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 가까워졌다. 그는 토트넘 입단 첫 시즌인 2015~2016시즌(8골)을 제외하고 지난 시즌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꼬박 챙겼다. 올 시즌 EPL 득점이 4골에 그치고 있으나 FA컵을 통해 반전의 디딤돌을 놓았다.

‘상극’이란 소리까지 들은 페리시치와 어우러진 것도 소득이다. 이날 케인이 빠진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손흥민을 투입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페리시치를 뒀고 손흥민을 주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윈·윈’이다. 그동안 공격 성향이 강한 페리시치가 왼쪽 윙백으로 섰을 때 손흥민과 동선이 겹쳐 불협화음이 나오곤 했다. 둘은 보란 듯이 두 번째 골을 합작했고, 얼싸안으며 자축했다. 콘테 감독이나 당사자에겐 케인이 빠진 가운데 공격 전술 플랜B로 그릴 만한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골이 필요했다. 우린 더 발전할 수 있다. 이 경기가 좋은 에너지를 준 것 같다”며 주말 EPL 경기까지 오름세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손흥민에게 연달아 최저 평점을 매겼던 현지 언론도 달라졌다.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최다인 9,07점을 줬다. 손흥민의 두 번째 득점을 도운 페리시치가 7.68점으로 차순위였다. 그만큼 그의 활약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풋볼런던’도 손흥민에게 9점을 줬으며 이브 비수마(8점)가 다음이었다.

정상 폼을 되찾은 손흥민은 이제 EPL 우승 경쟁하는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사냥에 나선다. 토트넘은 내달 6일 오전 1시30분 홈구장인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EPL 22라운드를 치른다. 설욕을 노린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맨시티 원정에서 후반에만 4골을 내주며 참패했다.

kyi0486@sportsseoul.com